동물의 숲에서 배우는 현실 친구 사귀기 비법(11살 아이가 쓴 글)

동물의 숲에서 배우는 현실 친구 사귀기 비법(11살 아이가 쓴 글)



안녕하세요.

최근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보통 그냥 글을 쓴다고 하면 아이, 어른 모두 어려워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잘 아는 분야는 누군든지 달변가가 되고 글로도 쉽게 씁니다.

여러 글쓰기 방법이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사용기입니다.

일기처럼 자신의 마음속을 굳이 꺼낼 필요도 없고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말할거리나 글감도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생 때 좋아하는 전자기기에 대한 사용기를 그 당시 엠피매니아(mpmania)라는 곳에 올리곤 했습니다. 그 때 젠하이저 이어폰(기억이 가물)을 상품으로 받기도 했습니다.


가장 좋아하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에 대해 써보는 것.

그걸 온라인에 올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야 말로 글쓰기의 순기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가 다른 주제는 주저하다 닌텐도 스위치, 특히 동물의 숲에 대해서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가정 하에 A4용지를 내밀며 아이에게 그걸 어떻게 하는거야? 라고 하자 다양한 정보들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옆에서 몇가지 질문을 하는데 몇몇 답변에서 뭔가 인사이트가 느껴져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현실과 동물의 숲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이왕 쓰는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사용기로 써서 올려보자” 라고 조심스럽게 권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글쓰기의 가장 큰 자극제 하나가 댓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여기서 연재를 꾸준히 하고 책을 낼 수 있었던 이유도 댓글 덕분이었습니다.자신의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  아이와 부모님의 허락을 얻어 조심스레 글을 올려봅니다.

아무쪼록 읽어주시고 여러분의 생각(댓글)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글은 아이가 종이에 쓰거나 키보드를 연동시켜 독수리타법으로 타이핑하기도 했고 음성 받아쓰기(요즘 아이들은 이렇게도 글을 쓰더라구요;) 등으로 입력했습니다. 뒤에 어미를 수정하고 틀린 글자는 함께 출력해서 읽어가면서 수정했습니다. 개인적인 코멘트가 필요한 부분은 괄호()안에 넣었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동물의 숲 사용기

2023년 닌텐도 스위치를 아빠와 함께 구입했습니다. 그 때 별의 커비와 동물의 숲을 구입했습니다.

가장 많이 한 게임이 동물의 숲입니다. 엄마도 제가 게임기를 가져오자 마자 동물의 숲을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자꾸 제 섬을 파괴하려 했습니다. 정말로 파괴한 건 아니지만 제 섬을 자연풍으로 바꾸려고 했습니다. 저는 도시를 원했습니다. 결국 엄마에게 더 이상 내 스위치에 손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때 엄마는 매우 많이 서운해 하셨습니다.

결국 아빠와 또 닌텐도 스위치를 사러 갔습니다. 원래 칩만 하나 더 사려 했지만 칩만으로는 게임을 따로 못한다고 하길래 게임기를 한대 더 샀습니다. 그 뒤로 엄마와 같이 동물의 숲을 했습니다.

동물의 숲에서는 친구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특히 애플(캐릭터)이 제일 귀엽습니다. (학교)반에서도 제일 인기있는 캐릭터입니다.

애플이를 데려오는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ㅇ 애플이 데려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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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라는 애플! (개인적으로는 AAPL을 더 좋아합니다)


-애플이를 데려오려면 마일섬에 가거나 캠핑장에 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굉장히 힘듭니다. 가장 빠른 방법은 아미보 카드를 구입하는 것입니다. 아빠에게 아미보 카드를 사달라고 했는데 원하는 애플이가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아빠는 카드를 파는 사람에게 말해서 따로 아미보 카드를 구해 오셨습니다.

아미보 카드는 그냥 쓸 수 없습니다. 마을 점수가 올라가 캠핑장을 지으면 손님을 초대할 수 있습니다. 손님은 광장의 ATM에 가면 손님을 초대할 수 있습니다.

캠핑장을 지은 후 오른쪽 조이콘 스틱에 아미보 카드 뒷면을 대면 캠핑장에 아미보 카드로 부른 손님이 옵니다. 세 번 반복하면 캠핑장에 왔던 손님이 자기 섬의 주민이 됩니다.

애플이를 그냥 데리고 오는 건 굉장히 힘듭니다.

어떤 사람은 마일섬을 계속 가서 애플이가 나올 때 까지 주민 한명을 비워놓고 계속 갑니다.


현실 VS 동물의 숲

동물의 숲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옷 갈아입기 입니다. 게임 속에서는 옷을 바로바로 바꿔 입을 수 있어서 편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매일 옷 갈아입는게 너무 불편합니다. 원래는 화려한 옷을 좋아하는데 매일 입는게 너무 불편하고 숨쉬기가 어려워 잘 입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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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직접 디자인한 버버리 옷


게임 속에서는 옷을 만들고 갈아입는게 재미있습니다.

버버리 샤넬 옷을 만들었습니다.

현실에서도 입고 다니고 싶지만 저런 옷은 없고 입기도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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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다르게 수많은 옷을 순식간에 갈아입을 수 있어서 편하다고 합니다.



현실과 동물의 숲에서 친구 사귀는 법

게임에서 친밀도 높이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매일 말을 걸고, 매일 주민의 집에 들어갑니다. 매일 선물을 주면 친밀도가 올라갑니다. 굉장히 쉽습니다.

한번은 애플이의 집에 들어갔는데 애플이 뭔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깨진 안경을 쓰고 몸에 꽉 끼는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굉장히 귀여웠습니다.


현실은 반대로 돌아갑니다.

한번은 친구네집에 놀러갔는데 친구가 동생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언니는 동생을 발로 차고 있었고 동생은 언니를 주먹으로 때리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먹을 것 때문인 것 같아서 물어보진 않았습니다.


또 현실에서 선물을 주면 별로 친해지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마니또를 했습니다. 마니또에게 선물을 많이 주었는데 내 마니또는 선물을 주지 않아서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선물을 줄 때 친구도 별로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왜 선물을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제 생각은 물건을 귀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건이 너무 흔해서 귀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 이번엔 현실 속 친구와 친해지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현실 속 친구와 친해지는 법

조이(친구 이름 전부 가명으로 처리)는 성격이 활발하고 웃긴 친구입니다. 이 친구와 펜션에 놀러가서 고기도 먹고 수영도 같이 하면서 더욱 더 친해졌습니다.

루나는 장난기가 많은 친구입니다. 루나는 5살 때 부터 알게 되었고 같이 만들기도 하고 운동도 같이 하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졌습니다.

두 친구와 친해질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바로 시간을 함께 보냈기 때문입니다.

게임 속 친구와 친해 지려면 선물을 주거나 말을 걸어야 하고 현실 속에서는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합니다.

엄마 아빠는 현실보다 게임 속 친구가 친해지기 쉽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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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생각하는 현실 캐릭터 공략이 어려운 이유. 친밀도 확인을 할 수가 없고 쉽게 변하기 때문이지요ㅜㅜ


아버지 “게임 속 친구는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라고 합니다.

엄마는 “게임은 정해진 공략법이 있고 감정에 따른 변화가 없지만 현실에서는 사람들마다 친밀도를 높이는 공략법이 다 다르고 친밀도 확인을 하기 어려워. 친밀도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속이 더 쉬워”라고 합니다.

저는 현실의 친구를 사귀는 게 더 쉽습니다. 현실에서는 친구들과 노는게 더 쉽고 금방 친해집니다. 또 친구들과 말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속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못합니다.


아빠는 “현실이 더 쉬운 이유가 너 주변에 친밀도가 처음부터 100인 사람만 있어서 그래”라고 했습니다.

제 주변에 부모님, 선생님, 가족 이렇게 시작해서 현실이 더 쉬운 거라고 했습니다.

(아버님의 냉철한 일침. 게임 스타팅 포인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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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자기소개 이미지. 자신의 현실 캐릭터에 동숲 옷을 입혔다고 하네요 : )



그 외 여러가지 이야기도 있지만 다듬으면서 여기까지 적어봤습니다.

무엇보다 친밀도를 높이는 방법이 게임과 현실이 어떻게 다른지, 현실에서 섭섭했던 일들을 예시로 들며 게임과 다르게 해야 한다고 스스로 깨닫는 순간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실에서 친구를 만든다는게 어른인 저로서는 ‘이젠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학생때만 하더라도 20대의 낭만으로 좋은 친구들을 만나지만 그마저도 각자 집안환경과 능력의 차이로 졸업즈음에 인생의 길이 갈라지고 맙니다.

30대 부터는 거진 비지니스 관계, 소모임으로 만나도 순수한 만남은 쉽지 않습니다. 현실에서는 많은 시간을 보내도 종종 실망하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공략은 역시나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것, 비록 아이처럼 주변이 친밀도가 100인 사람들이 없더라도 차근차근 올려보며 살아가면 다시 친구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625740?od=T31&po=0&category=0&groupCd=#comment-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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