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 영화 / 감독 김희진 / 출연 송중기, 최성은, 조한철, 김성령, 서현우 / 공개 3월1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이국에서 무의미하게 되풀이되는 비가
[#김혜리의콘택트] 넷플릭스 신작 ‘지옥’ 연상호 감독에게 미리 듣기! 3부까지의 관전 포인트 공개
넷플릭스 시리즈 신작 ‘지옥’
연상호 감독에게 듣는 ‘지옥’ 웹툰에서부터 넷플릭스 시리즈까지 오게된 이야기와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 배우들의 개성있는 조합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 뿜뿜
로기완(송중기)은 중국을 떠나온 탈북자다. 그는 어머니(김성령)를 안타까운 사고로 떠나보낸 후, 삼촌(서현우)의 도움으로 벨기에에 도착해 난민인정을 신청한다. 하지만 기완은 2월에 있을 난민 심사 전까지 잘 곳도 일할 곳도 없는 브뤼셀에서 혹독한 날씨와 인종차별을 견뎌야 한다. 어느 날 기완은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벨기에 국적의 한국인 마리(최성은)를 만난다. 마리는 한때 촉망받는 사격선수였지만 가족에게 받은 상처로 방황 중이다. 돌아갈 곳이 없는 남자와 돌아갈 수 없는 여자는 점차 가까워진다.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가 원작이지만 <로기완>은 소설과 전혀 다른 길을 걷는 듯한 인상이다. 소설 속 로기완은 1인칭 서술자인 방송작가 ‘나’에 의해 그려지던 객체였다. 하지만 영화 속 로기완은 수모와 고역 속에 살아가는 주체다. 소설에 등장하지 않은 캐릭터 마리는 기완과 쌍을 이루며 엄혹한 세상 속 외로운 영혼을 표상한다. 다만 두 캐릭터가 겪는 여러 수난은 제시되는 횟수에 비해 이들이 비극에 놓여야 할 궁극의 당위성을 제공하지 못한다. 러닝타임 내내 반복되는 두 남녀의 고통은 두 캐릭터가 지닌 입체성마저 평면화한다. <로기완>의 가장 큰 매력은 영화의 이국성이다. 이 낯섦은 대부분의 로케이션을 헝가리에서 진행한 프로덕션 때문만은 아니다. 숏 구성과 배치 그리고 일관된 채도의 톤 구현 등 기존의 한국영화와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려 한 연출의 고민이 역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