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스코프 비율의 아이폰 감성사진 앱 cinetint

시네마스코프 비율의 아이폰 감성사진 앱 cinetint



필름 시절부터 사진을 찍어 온 사람들은 아무래도 135 포맷의 3:2 비율이 익숙합니다. 이는 DSLR 카메라 시대를 지나 미러리스 카메라가 대세가 된 지금까지도 유효한 이야기죠. 하지만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시작한 사람들, 그리고 올림푸스-파나소닉의 4/3 포맷 카메라를 쓰는 사람들은 4:3 비율에 익숙할 것입니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로 영상을 많이 찍어 본 사람들은 조금 와이드한 16:9 포맷도 자연스럽게 느낄 것입니다.

영화 쪽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스크린 비율이 존재하는데 와이드 스크린 포맷 중 가장 유명한 포맷으로 시네마스코프(CinemaScope)가 있습니다. 1950년대 20세기 폭스20th Century Fox 영화사가 개발한 포맷으로, 처음에는 2.66:1의 화면비를 가졌으나 이후 2.55:1을 거쳐 2.35:1로 정착되었습니다. 다만 2.35:1로 촬영한 작품도 영화관에서는 2.39:1 비율로 상영했으며 현재의 디지털 영화 상영 포맷인 DCP(Digital Cinema Package)도 2.39:1 비율을 표준으로 합니다.

클량 아이포니앙에서도 활동 중이신 1인 개발자 onthegrass KIM KYUNG MIN 님이 만드신 아이폰용 사진 앱

cinetint

는 ‘나의 하루가, 나의 시선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이라는 캐치프레이즈의 감성사진 어플리케이션입니다. 기본적으로 결과물에 레트로 감성 짙은 옐로우와 그린톤의 컬러 필터링이 들어가며, 촬영 가능한 포맷은 16:9와 2.39:1로 와이드 포맷들인 게 독특합니다. 영상 촬영은 불가능한 사진 앱이지만 촬영 과정과 결과물에서는 올드 시네마 느낌을 낭낭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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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tint는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앱을 실행하면 왼쪽에는 촬영 중인 화면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위로부터 앱 안내, 포토 그리드photo grid, 요일 삽입, 화면 비율, 플래시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들이 있죠. 그 옆의 하얀 테두리의 노란색 원이 셔터 버튼이고, 셔터 버튼 위의 반투명 원에는 촬영한 사진이 표출됩니다. 컬러 필터는 앱 자체에서 자동으로 적용되므로 유저가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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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비율을 16:9로 설정하여 촬영하면 이런 결과물이 나옵니다. 와이드 스크린 포맷 사진 앱이라 해도 아이폰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이기에 파일은 2661×2000, 즉 4:3 비율로 형성됩니다. 다만 결과물의 위 아래에 검은색 프레임을 넣어 와이드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죠. 16:9 정도면 꽤 익숙한 느낌이기도 하고 다루기도 편하니 웬만하면 이쪽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왕에 영화 감성을 낸다면 본격적인 시네마스코프 비율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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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비율을 2.39:1로 설정하면 이런 결과물이 됩니다. 저는 아이폰 14 프로를 사용하고 있는데, cinetint 앱은 세 개의 카메라 중 기본 카메라만을 사용하므로 초점거리와 이미지 파일의 사이즈는 동일하고, 다만 상하 영역이 더 많이 가려질 뿐입니다. 그런데도 촬영할 때 보이는 화면 비율이 달라지는 것으로, 그리고 결과물의 검은색 셰이드가 마치 낡은 필름을 영사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처리되어 있다는 것으로 사진을 찍고 볼 때의 감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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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스코프는 사실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사용하기에 좋은 스크린 포맷은 아닙니다. 스마트폰 기기 자체의 디스플레이는 유저 경험을 위해 상하로 더 긴 모양을 하고 있지만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고 재생하는 환경은 여전히 4:3이나 16:9 비율이 대세죠. 이처럼 디스플레이의 크기와 포맷이 제한되어 있는 환경에서 위 아래에 검은색 스크린이 들어간 2.39:1 비율의 이미지를 사용하면 전달 가능한 정보의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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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정도로 와이드한 비율에서는 세로로 촬영할 경우 좌우가 극단적으로 좁은 결과물이 되기에 가로 촬영이 강제됩니다. 사실 cinetint 앱의 개발 의도가 ‘영화 같은 일상 스냅’이니 이를 이용한 촬영도 영화처럼 가로로 하는 게 근본이지 않을까요? 하지만 시네마스코프는 생각보다 가로로 많이 긴 포맷이라 영화로 많이 접했던 사람들도 막상 직접 2.39:1 비율의 사진을 찍으려 하면 화면을 구성하기가 까다롭게 느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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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비율인 만큼, 이 포맷은 지루해진 사진 생활에 즐거운 자극을 줍니다. 앱 자체는 유저가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으나 그만큼 어떤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 하는 일에 집중하게 됩니다. 가로가 세로보다 두 배 이상 길다 보니 새로운 구도를 시도해야 하고, 수직과 수평이 기울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분위기와 색은 어차피 앱이 알아서 할 터이니 그저 그림을 보고 기록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부자유가 주는 자유이며 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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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4 프로의 메인 카메라는 26mm 광각입니다. 하지만 위 아래의 상당한 부분을 셰이드로 가려 놓으니 그다지 넓다는 느낌이 들지 않네요. 2.39:1이라는 화면 비율은 촬영하는 장소, 피사체와의 거리 등에 따라 느낌이 크게 달라집니다. 13mm 초광각과 77mm 망원 카메라를 함께 쓸 수 있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이후의 업그레이드로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지금으로서도 충분히 재미있는 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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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앱에는 두 가지의 부가기능이 있는데, 하나는 사진에 촬영한 요일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장의 사진을 모아 포토 그리드를 제작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노란색 글씨의 요일 표시는 상중하/좌중우 아홉 군데를 선택하여 삽입할 수 있고, 포토 그리드는 16:9나 2.39:1 사진을 각각 두 장이나 세 장씩 모아 제작할 수 있습니다. 가로로 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하여 자그마한 폰 화면으로 보면 아쉬움이 많을 텐데, 포토 그리드 기능을 이용하면 맞춤한 사이즈로 스토리가 있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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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여 동안 cinetint를 사용해 보니 3300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은, 참 괜찮은 사진 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흔하지 않은 와이드 비율, 감성 충만한 컬러, 설정을 최소화하여 촬영에 집중하도록 한 설정, 과하지 않으면서 재미를 더한 부가기능까지… 사진을 리뷰한 후에 슬라이드하면 회전하며 촬영 화면으로 돌아오는 애니메이션도 귀여워요. 추후 업데이트로 수평 · 수직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격자선이 추가된다면, 그리고 손가락을 조금 부자연스럽게 구부려야 하는 셔터 버튼의 위치가 조정된다면 더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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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612474?od=T31&po=0&category=0&groupCd=#comment-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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