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사짜도 모르는 사람의 필름 카메라 4년 사용 리뷰 (롤라이 35s)

사진의 사짜도 모르는 사람의 필름 카메라 4년 사용 리뷰 (롤라이 35s)



2020년 코로나가 막 시작하던 때였을 겁니다. 그때부터 필름 카메라의 유행이 시작되었고 저는 그 유행을 틈타 가장 이뻐 보이는 필름 카메라 한 대를 장만했습니다. 필름 카메라 사용 전까지 사용하던 카메라는 고작 폰카가 다였던 저에게는 f 값이 뭔지 iso가 뭔지 셔터스피드가 뭔지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그냥 당당하게 디자인 하나만 보고 롤라이 35를 질러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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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이 35 (출처 – Pixabay)

오직 디자인으로 골랐던 롤라이 35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수동조작 카메라였습니다. 모든 조작은 매뉴얼로 조정해야 했고, 심지어 포커스가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목측식 카메라 (그냥 대략적인 감으로 초점을 때려 맞추는 방식) 이었던 겁니다.

노출값을 알 수 있는 노출계가 달려있긴 하지만 1980년대에 만들어진 카메라인 만큼 배터리 사이즈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포기했었습니다. 다행히 기술의 발달(?)로 인해 스마트폰의 노출계 앱을 다운받아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진 찍는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찍는 게 스마트폰 대비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매우 불편하지만 계속 사용하게 하는 맛이 있는 카메라였습니다.

저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합니다. 구도, 대비, 명암 등 전문적인 것은 전혀 모르고 카메라 렌즈의 특성, 왜곡 등 전문적인 리뷰를 하지는 못합니다. 제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크게 2가지인데 첫 번째는 그냥 찍는 행위가 재미 있다는점이고 두 번째는 제 추억을 다시 열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큽니다.


롤라이 35의 장점


1. 필름 사진

– 필름만의 색감, 감성 등 필름을 사용하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번거로움 때문에 필름의 가치가 생긴다는 겁니다.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기 전, 저에게 사진은 그냥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찍고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는 찍고 난 뒤에 현상소에 가서 현상을 맡겨야 하고, 현상을 한 뒤에 스캔본들 받아보고 필름을 되찾아오는 아주 불편한 과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 한 장에 이런 시간을 들인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사진 한 장의 가치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생기더군요. 제가 찍은 사진 하나하나가 소중해지고 사진을 한 번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더군요. 가장 불편하게 찍은 한 장의 만족감이랄까요.


2. 시간의 지연

– 사진을 찍고나서 바로 확인이 가능한 스마트폰은 찍는 그 즉시 열어보고 다시 열어볼 계기가 생기지 않는다면 사진의 추억을 다시 감상할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필름카메라는 사진을 현상할때까지 결과물을 알 수가 없다보니 필연적으로 시간의 지연이 있을수밖에 없습니다.

그 시간 차이 때문에 한참 뒤에 열어보는 사진들은 상당히 느낌이 다릅니다. 빠르면 몇 주지만 늦으면 2-3달 뒤에 열어보는 제 추억 속 사진은 제가 다시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예전의 기억들을 다시 불러와줍니다. 빨리빨리 지나가는 숏츠 같은 일상에서 느리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3. 이쁘다

– 이쁩니다.


4. 작다

– 이 정도 사이즈가 어떻게 필름 카메라지?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작은 사이즈라서 부담 없이 어디든 가지고 다니기에 매우 좋은 카메라입니다. 손으로 들고 다니다가 긴급하게 찍기에도 상당히 좋은 카메라입니다.


5. 기계식이 주는 묘한 만족감 (감성)

– 올 기계식 카메라는 마치 기계식 시계가 주는 묘한 만족감이 있습니다. 이 기어들이 맞물리는 체결감이랄까요. 필름을 감는 소리, 셔터 소리, 디자인 등 오감(찍을때 맛있습니다!)을 자극하는 만족도는 정말 최고입니다.

롤라이 35의 단점

그 이외의 모든것은 다 단점입니다… 화질을 생각한다면 좋은 렌즈군이 있는 35mm 카메라를 찾아야할것이고, 아니면 디테일이 좋은 중형필름을 찾아야겠죠.

마지막으로 롤라이 35로 찍은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2020 – 2023년까지 사진입니다. 점점 사진을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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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606391?od=T31&po=0&category=0&groupCd=#comment-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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