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쌀에 소의 줄기세포를 결합한 배양육인 ‘소고기 쌀’ 개발에 성공했다. 상용화까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연구진은 쌀로 단백질 섭취가 가능해지면 식량 위기와 기후 변화 등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진기 연세대학교 화공생명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일반 쌀보다 단백질이 8%, 지방이 7% 더 많이 함유된 소고기 쌀을 개발한 연구 결과를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매터(Matter)에 14일 발표했다. 분홍빛이 도는 소고기 쌀은 세포 배양으로 만든 고기, 즉 배양육이다.
배양육을 만들려면 사용할 세포의 종류, 배양액의 종류, 세포를 키울 때 쓰는 지지체, 어떻게 식품으로 가공할지 등 4가지 요소가 중요하다. 우선 세포가 모여 조직을 이루려면 세포들을 감싸고 입체적으로 성장하도록 할 지지체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소의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는 데 쓸 지지체로 쌀알에 주목했다. 쌀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데다 필수 영양소를 여럿 함유한 식재료다. 쌀알에는 미세한 구멍이 많아 세포가 구석구석 들어가 성장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갖췄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쌀에 함유된 영양분들이 소 줄기세포 성장에 필요한 것들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세포가 쌀에 더 잘 달라붙게 하기 위해 생선에서 뽑아낸 젤라틴으로 쌀을 코팅했다. 이어 소 근육과 지방의 줄기세포를 쌀에 뿌린 뒤 실험실 접시에서 9∼11일 배양했다.
홍진기 교수는 “살아있는 소의 세포를 채취해 따로 키우면 잘 자라지 않지만 쌀에서는 잘 자라는 걸 확인했다”면서 “쌀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양분이 많지만, 여기에 동물 세포를 배양해 단백질을 보충하면 영양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소고기 쌀이 식품 안전 요건을 충족할 뿐 아니라 식품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도 작다고 설명했다.
소고기 쌀의 맛은 어떨까? 연구진이 직접 밥을 지어 보니 소고기 쌀은 일반 쌀처럼 찰지거나 부드럽지 않고 더 단단하며 부서지기 쉬웠다고 한다. 또 근육과 지방의 함량에 따라 향미가 달라졌다고 한다. 근육 함량이 높으면 소고기나 아몬드 냄새가 나고, 지방 함량이 높으면 크림이나 버터 냄새가 났다. 일반 쌀처럼 상용화되기까진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셈이다. 연구진은 소고기 쌀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식품 안전 관련 위험성이 낮고, 생산 공정 또한 상대적으로 간단하기 때문이다. 가축을 길러 소고기를 얻는 것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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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도 소고기 쌀에 주목했다. 영국의 비비시(BBC)는 연구진이 개발한 소고기 쌀이 “저렴하고 환경친화적인 단백질 공급원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하이브리드 식품”이라고 평가하며 “만약 시장에 나온다면 소비자들이 받아들일지 지켜볼 일”이라고 했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news/18590455?od=T31&po=0&category=0&groupC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