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대란에 현대차 절치부심 …’칩 생태계’ 구축 나섰다

車반도체 대란에 현대차 절치부심 …’칩 생태계’ 구축 나섰다




현대차 공급망 관리에 사활

팬데믹 때 반도체 공급망 붕괴

공장 멈춰 생산 차질 뼈아파

팹리스 회사와 설계 협업하고

국내 파운드리 통해 생산 모색

산업 생태계 키울 촉매제 기대

캐나다 AI 스타트업 투자 등

해외 선두기업과 협력 강화도


“현대차그룹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3위에 오를 수 있던 원동력은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불굴의 의지”라며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기 위해 수시로 비행기를 띄워 유럽·미국 반도체 고객사를 찾아가 읍소했던 눈물겨운 스토리도 다른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현대차그룹만의 강점이다.”

재계 한 고위 인사가 사상 최고 실적을 내면서 글로벌 3위 자리에 우뚝 선 현대차그룹의 끝없는 성장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팬데믹으로 글로벌 주요 완성차 기업이 모두 공장 문을 닫았을 때 현대차그룹이 공급망 관리에 사활을 걸며 경쟁사보다 순조롭게 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완성차 업계에서 자주 회자되는 이야기다.

반도체 긴급 조달, 생산 공정 변경, 대체 부품 개발 등으로 공급망 관리 위기를 뚫고 글로벌 톱3가 된 만큼 현대차그룹은 누구보다 핵심 부품 조달의 중요성을 높게 본다는 점이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를 원활하게 확보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과정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1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덮친 반도체 대란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힌 바 있다. 현대차는 2021년 4월 반도체 품귀로 인해 울산 1공장을 일주일간 멈춰 세웠다. 울산 1공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판매량이 높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와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한다. 당시 가동 중단으로 빚어진 생산 차질은 코나 6000대, 아이오닉5 6500대로 추산된다.

파워트레인 컨트롤 유닛(PCU) 부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급이 늦어지면서 같은 달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인기 차종인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을 멈춰 세우기도 했다. 1개당 몇 천 원짜리 반도체가 없어서 수천만 원짜리 자동차를 못 만들 위기를 겪었던 현대차는 이 사태를 계기로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는 가격 협상이 어렵고 기술 지원 등이 원활하지 않은 유럽·일본 기업에 끌려가기보다는 국내 기업과 협업해 반도체 수급 생태계를 구축하고 공급망 관리(SCM) 능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국내에는 차량용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 기업이 점차 늘고 있어 협업 생태계 확대도 기대된다.

차량용 전력반도체를 개발하는 LX세미콘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만드는 텔레칩스, 햅틱 드라이버 IC를 만들어 현대차에 공급 중인 동운아나텍 등 여러 팹리스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선진국 대비 국내 팹리스 기반이 아직 열악하지만 현대차의 국산화 프로젝트가 국내 팹리스 산업을 키울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와 국내 팹리스가 설계한 차량용 반도체를 삼성전자나 DB하이텍의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를 통해 하이엔드급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며 자체 기술을 확보하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부터 삼성전자로부터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받기로 하는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급을 투트랙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는 정 회장이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목표 과제여서 향후 이 프로젝트에 더욱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월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신년회에서 정 회장은 “현재 200~3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가는 차가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선 20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7월 인텔의 아일랜드 사업장을 방문해 차량용 반도체 생산 공정을 둘러봤다. 인텔 아일랜드 사업장에선 제네시스 G90과 기아 EV9에 탑재되는 중앙처리장치(CPU)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첨단 반도체 기술력을 갖춘 해외 스타트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8월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5000만달러(약 650억원)를 투자했다.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설계 분야의 전설로 꼽히는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용 반도체 선두 기업과도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현대차·기아는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와 전력반도체 공급을 위한 전략적 협업 계약을 맺었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news/18589561?od=T31&po=0&category=0&group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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