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디스크 사용기




1. 7년 전부터 밤에 발이 저려서 잠을 못 자게 되었습니다. 통증도 없고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꼭 잠에 들면 1시간 후에 발이 불편해서 깨고 새벽 5시 정도까지 발바닥을 꼼지락 거리느냐 잠을 못 잤습니다.

2. 유명한 족부 전문의를 찾아갔는데, 이게 일생일대 패착중 하나였습니다. 검사를 해보더니 발이 약간 평발이라 신경이 눌려서 그런거라 그냥 관리하면서 살아야 한다. 이것저것 치료하고 병원 다녀도 소용없을거다. 이렇게 명확하게 진단을 내리더군요. 저는 와 이래서 명의 하는구나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죠.

3. 하루 이틀도 아니고 년단위로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사람의 인생이 황폐화 됩니다. 그래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가게 됩니다.  어느 병원에서 스테로이드를 처방해줬는데 효과가 있더군요. 한 1년 먹은 것 같은데 그 후부터는 약발도 없게 됩니다.

4. 어느 의사는 철분 부족이라고 그래서 철분제를 1년 정도 먹었더니 변기가 심해지더군요. 통증의학과에서는 주사를 어찌나 많이 놓는지 ㅡ.ㅡ

5. 의사 지인분이 신경전도검사를 해보라고 해서 신경전도검사를 하고 이상이 없는데 이러는 것은 하지불안증후군이라 처방을 내려서 도판민 제재를 또 한 1년 넘게 먹게 됩니다.

6. 또 이 병원 저 병원 방황 계속하지만 명확한 진단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생활을 무려 6년이나 했습니다. 동네 통증의학과는 신경차단술을 매주 시술하고 충격파 시술에 도수치료까지…. 제가 호구인건지…. 다른 병원에서는 허리에 초음파로 근이완제는 주기적으로 맞고…

7. 병원만 몇군데를 다녔는지 모르겠습니다.

8. 집앞에 준종합병원이 생겨 혹시나 해서 가봤는데 MRI를 찍어보자고 합니다. 찍어보니 제가 봐도 디스크네요. 파열은 아니고 디스크가 좀 돌출되어 신경을 누르고 있습니다. 그간 다리가 저리고 열감이 있었던 것이 이것때문인거죠. 통증이 없고 잘 때만 다리가 저린 증상이 나타나서 찾아내기 어려운 것은 있지만, 이것때문에 6년이 넘는 기간 내가 이렇게 고생했나…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ㅡ.ㅡ

9. 최초 족부전문의가 확신에 찬 처방만 내리지 않았더라면, MRI를 한번 찍어보았다면 제가 이렇게 고생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10. 디스크 환자임을 자각하고 난 후부터는 척추위생에 늘 신경쓰고, 허리 구부리는 행동은 최대한 자제합니다. 그래서 하부 설치하는 식기세척기를 떼어버립니다. 좌식 생활은 최대한 멀리하고 입식생활 위주, 허리 꼿꼿하게 세우는 척추위생을 생활화 하려 노력하지만,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아직 애들이 어리고 육아에 전념해야 할 때라 그렇죠.

11. 그렇다보니 동네 신경외가에서 매주 시술하던 신경차단술을 분기에 한 번 정도 하게 됩니다. 여기 의사는 안좋다며 되도록이면 하지 말라고 하는데 동네 통증의학과는 왜 매주 시술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척추위생을 잘하기 위해서 신경차단술의 도움을 받으며 디스크 관리를 하고 나름 잘 지내고 있습니다.

12.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다리에 이상이 있의면 그게 꼭 다리에만 연관된 질환이 아닐 수 있으니 디스크도 염두에 두고 돈아끼지 말고 MRI나 기타 검사를 꼭 하십시오. 몇십만원 되지도 않는 돈 때문에 6년은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최초 진단을 내린 전문의의 명성을 맹신한 탓에 수십개를 병원을 떠돌며 개고생했습니다. 그간 필요도 없는 독한 약들을 먹은 것은 기본이고요.

아프면 한의원 가지 마시고, 과학을 믿으십시오.

제가 7년 고생하며 얻은 결론입니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558033?od=T31&po=0&category=0&groupCd=#comment-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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