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권력과 인간 – 사도세자는 왜 죽었을까

[책] 권력과 인간 – 사도세자는 왜 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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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은 사건(임오화변)을 당대 여러 자료를 검차 검증하며 그 실체를 분석하고 있는 책입니다.

보통 이모 작가의 책 때문에 사도세자는 똑똑한데 집권 세력인 노론과 대척하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는 ‘당쟁희생설’이 꽤 인지도가 있는 편인데요.

몇 년 전 이준익 감독 영화 ‘사도’가 개봉한 이후로는 대중들에게도 사도세자에게 정신병이 있어서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등 정신이 온전치 못해서 죽임을 당했다는 ‘광증설’도 제법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거의 영화 ‘사도’의 원작에 가까운 책입니다. 작가가 영화 ‘사도’의 감수를 맡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책 안에서 영조가 하는 말을 읽다 보면 영화에서 송강호가 하던 대사톤이 생각나더군요….ㅎㅎㅎ)

‘권력과 인간’은 이 ‘광증설’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사도세자에게 정말 ‘광증’ 즉 정신병이 있었는가? 광증이 언제, 어떻게 생겼고, 그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를 당대 사료(한중록, 실록, 승정원 일기 및 당대 개인 기록들)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한편 ‘당쟁희생설’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책 후반부에는 이모 작가의 책에 대한 상당히 많은 분량의 비판이 실려 있습니다.)

특이하게 정병설 작가는 역사학자가 아니라 한국 고전문학을 전공한 국문학과 교수입니다. 역사가가 아니지만 당대 수많은 기록을 교차 검증하여 본인의 ‘가설’을 주장하고 있으니 역사책으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한중록’ 자체가 왜곡된 기록이라며 그 내용을 부정하기도 합니다.

즉, 혜경궁 홍씨가 자신의 집안이 사도세자를 죽이는데 앞장섰고 그로 인해 정조에게 보복되어 가문이 멸망하게 되었기 때문에 자신 집안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기록을 왜곡, 조작했다는 것이죠.

작가는 이런 주장 역시 잘못된 주장으로 ‘한중록’의 기록 자체는 다른 자료와 교차 검증을 통해 상당히 신뢰성이 있는 자료라고 주장합니다.(사실 작가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도 한중록을 번역, 연구하다가 시작된 것이기도 하고요)

또 훗날 왕이 된 정조가 어떻게 치밀하고 교묘하게 역사 ‘왜곡’ 과정을 거쳐 아버지 사도세자의 이미지를 ‘세탁’했는지도 분석하고 있습니다. (정조의 의해 이미지 세탁된 사도세자의 기록이 후대 ‘당쟁희생설’의 근거로 쓰이게 되기도 합니다.)

약 450페이지의 많다면 많은 분량이지만 꽤 술술 읽히는 편이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책을 다 읽은 다음 든 생각은 어찌보면 태종과 양녕대군의 사레와 비슷했을 수도 있는데,

차이점이라면 태종에게는 양녕 외에도 두 아들이 더 있어고 영조에게는 사도세자 한 명 밖에 없었다는 점이죠.(그래서 손자인 정조를 차순위 후계자로 낙점했습니다만…)

만일 영조에게 아들이 한 명이라도 더 있었더라면 사도세자를 폐세자 하는 정도에서 끝내고 죽음까지는 이르게 하지 않았을까… (훗날 다른 일로 죽임을 당했을 수는 있겠지만…) 아니면 그래도 끝내 죽였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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