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량 직홍게를 보고 고오급 딸기를 주문해 봤습니다.

클량 직홍게를 보고 고오급 딸기를 주문해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알구게와 중고장터에 서식하는 지름 중독자(…)입니다.

클량 알구게를 많이 보다 보니 핫딜 정보를 자주 올려주시는 분들의 닉네임을 자연스레 외우고 있는데, 그 중에서 특이한 사연으로 기억하고 있는 이름이 있습니다.

본인이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커피를 판매하고 있는데, 다른 판매자가 동일한 제품을 더 싸게 팔면 그 정보를 알구게에 올려주시는 분이죠.

직접 판매하시는 것과 같은 제품이다 보니 설명과 추천도 디테일하게 해 주시는데, 본인이 좋은 캡슐을 취급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계신 분이구나 하고 신뢰감이 들더라고요.

저는 다른 기종의 캡슐머신을 쓰고 있어서 그 분이 추천하신 제품이나 판매하시는 제품을 구입할 기회가 없었는데, 어느 날인가 이 분이 프리미엄 딸기와 고양이모래도 취급한다고 하시더군요.

온 가족이 딸기를 좋아하지만, 과육이 워낙 무르고 품질이 일정하기 어려운 딸기를 온라인으로 구매해 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판매자에 대한 막연한 신뢰감으로 일단 주문해 보았습니다.

본 사용기는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을 옮겨 온 것이라 평어체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경어체가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미리 사과드리며 양해를 구합니다.


여余가 즐겨 보는 커뮤니티에는 운영 회사에 비용을 지불하고 사업이나 상품을 홍보하는 직접 홍보 게시판(이하, 직홍게)과 회원들이 대가 없이 핫딜 정보를 공유하는 알뜰구매 게시판(이하, 알구게)이 있다. 따라서 전문 업자들은 당연히 마땅한 비용을 지불하고 직홍게를 이용해야 하며, 알구게 등의 다른 게시판에서 자신의 사업이나 상품을 홍보해서는 아니 된다.

세상의 모든 지름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여는 이 알구게를 자주 모니터링(?)하는데 여기에 종종 글을 쓰는 회원들 중 특이하게도 본인이 직홍게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상품의 핫딜 정보를 올리는 회원이 눈에 띄었다. 네스프레소 캡슐커피머신에 호환되는 프랑스제 캡슐을 수입 · 판매하는 분인데, 다른 회사에서 본인보다 더 싸게 파는 행사가 있으면 그 정보를 알구게에 올려 주는 것이다.

네스프레소는 많이들 사용하는 대중적인 머신이고, 가성비 좋은 서드파티 캡슐을 찾는 사람들도 많은데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는 수입업자가 핫딜을 소개해 주고 전문적인 식견으로 제품 안내까지 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하지만 한편으로는 본인이 파는 것과 동일한 타 사업자의 제품이 더 저렴하다며 알려주는 그 속이 어떠할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이 분이 최근 딸기와 고양이모래를 판매한다기에 왠지 믿음이 가서 딸기를 주문해 보았다.

다른 과일은 온라인으로 여러 차례 구매해 보았지만 딸기는 처음이다. 가게에서 일일이 고르지 않으면 상태가 안 좋은 게 섞이기 쉬운 데다, 그렇게 골라서 사도 맛없는 물건이 걸리기 쉬운 게 딸기이니 섣부르게 온라인에서 구매하기가 꺼려졌던 탓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판매자에 대한 신뢰감도 있고, 이 딸기를 재배하는 수한농원에 대한 소개글과 딸기 품종에 대한 안내글이 워낙 자세하여 믿는 마음으로 구입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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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폼 박스를 개봉해 보니 뚜껑 아래에 충격과 온도 변화를 막아주는 두 가지 재질의 폼 완충재가 있고, 이를 걷어내니 네 가지 품종의 딸기 24송이가 다소곳한 자태를 드러낸다. 배송 중에 딸기들이 서로 부딪혀 과육이 물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난좌로 하나 하나 감싸 둔 데에서 생산자의 정성과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딸기들은 다들 모양도 좋고 빛깔도 고운데, 무엇보다 딱 맞게 잘 익은 과일의 진하고 달콤한 향기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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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의 총 중량은 700g이며 주문할 때 설향만, 또는 설향과 비타베리, 설향과 싼타, 설향과 금실, 그리고 네 가지 품종을 골고루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여는 네 가지 품종이 모두 포함된 상품을 주문했는데 박스 옆에 각 줄이 어떤 품종인지가 적혀 있어서 수월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옆에서 보면 박스 두께 때문에 한 층이 더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아래에는 위와 동일한 완충재와 보호재가 들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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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판매하는 딸기들은 모두가 개당 30g 이상의 대과 사이즈이며 당도는 12.5brix 이상의 특등품이라 한다. 한약과 클로렐라 배양액 등을 쓰는 유기농법으로 흙에서 키워 당일 수확된 50박스씩만 한정 판매되는 귀하신 몸들답게 모두가 싱싱하니 맛있어 보인다. 사진 상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게 국내 품종 중 가장 유명한 설향이고 왼쪽 아래가 비타베리, 가운데가 싼타, 그리고 위쪽에 아웃포커싱되어 있는 게 금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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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향은 충남농업기술원에서 개발된 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 국내 대표 품종으로 과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장점인 딸기다. 설향이라는 이름 자체가 예뻐서 기억에 잘 남기도 하고, 이 품종을 이용한 과자나 음료 등 다양한 상품들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기에 딸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이름이기도 하다. 많이 팔리는 만큼 폭탄을 만나기도 쉬운 품종이지만, 이번에 맛본 설향은 더없이 달콤하고 부드러워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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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는 망고 등 열대과일처럼 화려한 향이 난다고 하여 가장 궁금했던 품종. 다른 데에서는 파는 것을 본 적이 없어 이번에 처음 맛보았는데, 이걸 망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다른 딸기들과는 다른 이국적인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산미는 거의 느껴지지 않아 역시 달콤한 편이며 과즙은 설향보다 적은 편이라 향과 식감에 집중하여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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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실은 전주에서 태어난 품종으로 장미 같은 향이 난다고 설명되어 있는데, 확실히 진한 향과 묵직한 단맛이 일품이다. 과육은 네 가지 품종 중 가장 단단한 느낌이며, 베이커리용으로 많이 쓰인다니 빵돌이인 필자라면 어느 빵집에서든 이미 먹어봤을 법한 품종이지만 이번에 주문한 딸기들이 워낙 크기도 크고 향과 맛이 좋다 보니 그냥 오늘 처음 먹어본 셈 치기로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주문한 것들 중 가장 마음에 든 품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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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베리는 충남 논산의 딸기 연구소에서 태어났으니 설향과는 동향 친구 같은 품종이다. 이름 그대로 비타민C 함량이 높고 과육이 단단한 품종이라는데, 산미가 거의 없었던 다른 품종들과는 달리 맛에도 향에도 산뜻한 새콤함이 있다. 그래서인지 포도도 산미 없이 달달한 품종들보다 새콤달콤한 캠벨을 좋아하시는 어머니께서는 이번 네 가지 딸기들 중 비타베리의 맛을 최고로 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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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는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있을 때에도 다른 과일들보다 비싼 편이라 어쩌다 한 번씩 먹는 과일이었는데, 요즘처럼 딸기값이 비싼 시기에 이런 상품을 주문해 먹게 될 줄은 스스로도 몰랐다. 하지만 기왕 비싸게 주고 먹을 거라면 정말 좋은 걸 먹어야 돈을 쓴 보람이 있지 않겠는가. 가족들 중 딸기를 가장 좋아하시는 아버지께서도 참 맛있는 딸기를 먹었다며 좋아하셨으니 다행이다.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다 못해 대기권을 돌파하고 있는데, 돌아가는 양상을 보면 뭔가 큰 변화가 있기 전에는 생활물가가 안정되는 것은 요원한 일 같다. 아무쪼록 올해에는 불안정요소들이 어느 정도 해결되어 이상기후에 냉난방도 마음 편이 할 수 있고, 밥상 물가 걱정도 덜 수 있기를 깊이 깊이 기원해 본다. 더불어서 맛있는 프리미엄 특품 딸기도 보다 여유롭게 주문하여 먹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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