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으로 짝짓기에 실패한 초파리 수컷은 스트레스를 받고, 이로 인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이 본능적으로 종족 번식을 위해 짝짓기를 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번식 실패시 행동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스라엘 바르일란 대학교 연구진은 짝짓기에 실패한 수컷 초파리와 그런 경험이 없는 수컷 초파리를 비교한 결과 뚜렷한 행동의 차이를 확인했다고 지난 18일(현지 시각) 밝혔다.
연구진은 동물이 짝짓기를 시도한 후 실패했을 때 이를 단순한 실패로 보는지 아니면 도전으로 인식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위적으로 구애 후 짝짓기에 성공하지 못하는 상태로 만든 초파리와 짝짓기에 성공한 초파리의 행동을 비교했다. 또 암컷과 격리되어 있어 아예 짝짓기 시도를 해보지 않은 수컷들도 비교 대상에 포함시켰다.
연구진은 3가지 부류의 초파리 10마리씩을 실험칸 안에 배치하고 초파리의 행동을 기록하고 추적하는 행동 분석 소프트웨어(FlyBowl 88-90)를 이용해 30분간 이들을 관찰했다. 이후 초파리의 행동을 8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비교했다. 분석 결과 성적 거절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초파리는 수컷은 다른 수컷에 비해 더 활동적이고 공격적이며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절감과 같은 스트레스 상태를 나타낸 것이다.
또 이어진 실험에서 거부당한 수컷은 굶주림, 독성 제초제 노출 등 다른 스트레스 상황에 잘 대응하지 못하고 회복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행동 변화의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초파리의 뇌에서 짝짓기 등 행동에 대한 보상 처리와 공격성에 관여하는 신경 펩타이드F를 억제했다. 신경펩타이드 F가 억제되자 초파리들은 짝짓기에 실패했을 때 처럼 스트레스 상황에 잘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짝짓기 실패가 신경펩타이드 F 수용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초파리가 반복적인 짝짓기 시도 실패에서 사회적 스트레스를 경험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다”며 “동물에 있어 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해 더 조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라고 자평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플로스 제네틱스(PLoS Genetics)’에 게재됐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news/18543791?od=T31&po=0&category=0&groupC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