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살아 돌아왔다. 이달 31일 국내에 출시되는 세계 최초 인공지능(AI)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만든 ‘스마트폰의 두뇌’ 엑시노스2400이 탑재됐다. 앞서 발열·성능저하 논란 속에 후속작조차 내지 못하고 사라진 뒤 정확히 2년 만에 갤럭시 플래그십(최상위) 모델에 복귀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절치부심 끝에 내놓았다”다며 칼을 갈고 개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엑시노스2400은 삼성전자가 만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중 모든 면에서 성능이 가장 뛰어난 제품이다. 하지만 경쟁작인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와의 정면승부는 끝내 포기했다. 갤럭시 AI폰의 최고봉 자리는 퀄컴에 내줬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AI 사용성 극대화를 위해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S24 울트라에는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자사 제품인 엑시노스 칩을 퀄컴보다 낮은 자리에 놓은 데는 현실적 고민이 컸다. 비교 대상인 퀄컴의 신형 칩 성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퀄컴이 공개한 스냅드래곤8 3세대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모든 면에서 애플의 최신 프로세서 A17 프로에 근접한 ‘역대급 성능’을 달성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선보일 샤오미 등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상위 스마트폰에도 스냅드래곤이 자리한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 기기를 판매하는 회사로 꼽힌다. 칩 내재화에 성공 한다면 비용 절감과 이익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 5세대 이동통신(5G) 모뎀 등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있어서도 엑시노스는 포기할 수 없는 교두보다.
최상위 칩셋 개발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는 의미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당장 꼭 1등을 할 필요는 없다”며 “엑시노스 성능이 중·상급 스마트폰에 무난하다는 인식만 심어줘도 삼성전자 입장에선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자신감처럼 첨단 패키징 기술로 꼽히는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를 활용해 올해부터 실제 발열 문제를 개선했다면 대만 TSMC와의 패키징 기술 경쟁도 해볼만 하다. 당장 내년 초 공개할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될 엑시노스2500(가칭)엔 개발방향부터 생산공정까지 완전히 뒤바꿔 전세 역전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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