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중반의 아이있는 기혼 개발자분들은 요즘만큼 해외생활하기 좋을때가..txt




없을것 같습니다.

좀더 특정하자면 제 경우. 유럽. 독일 입니다.

이게 사용기인가. 싶지만, 제 해외생활 경험을 기본으로 쓰는거라 사용기 게시판에 끄적여봅니다.

전 독일에서 횟수로 10년, 만 9년째 해외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4년차 끝무렵에 영주권을 취득했고, 그 다음해 제 와이프도 영주권을 받았으니 실질적인 “이민”을 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제목이 좀 이상?합니다만,

최근 이직을 하면서 느낀 점이 딱 제목에 쓴 내용이라서, 경험 측면에서 제가 느끼고 있는 외국생활에 대해 주저리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왜 30대 초반 인가.

사실 더 젊으면 다른 더 좋은점들이 더 많을것 같습니다만,

기혼과 미혼이 주는 무게가 모든 생활을 대하는 태도를 달리 하게 되는 경향이 있고,

특히나 독일의 경우, (한국에 비해) 미혼이신 분은 정말이지 재미가 없을거라서 기혼의 결혼초반이신 분들을 특정했습니다.

신혼이면 집에 빨리 일끝내고 돌아가서 와이프 보고싶을때 아닙니꽈 (먼산)

왜 아이가 있는게 좋은가.

아직 결혼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을테고,

아직(?) 같이 살고게신 아내분이 세상 그 누구보다 예쁘실테고,

아이를 보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 + 이녀석을 더 잘 키우고자 하는 책임감 + 갖난 아이의 힘듦에서 막 벗어나 아이가 너무 예쁠때 가 막 뒤섞여 있으실 때 이기 때문입니다.

딱 제가 이민을 결심하게 된 시점이기도 합니다. ㄲㄲ

이 작은 녀석에게 좋은것만 주고싶다. 더 좋은 환경을 주고싶다. 뭐 그런거였지요.

여느 부모들 처럼..;

왜 개발자인가.

사실… 다른 직군은 제가 경험하지 못해서 이기도 합니다만,

요즘같이 특정 직업군이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때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종종 요즈음의 한국 취업시장은 많이 얼어 붙었다는 글들도 꽤 있습니다만,

여긴 (매우) 덜 그렇습니다.

수많은. 정말 미친듯이 많은 개발자 job.

linkedIn 프로필 열어두면 리크루터에게 하루에 많게는 2~3개씩 메세지를 받으실 테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급여차가 드라마틱 하지 않아서 작은 규모의 회사가 오히려 좋은점도 많습니다.

제가 경력이 벌써 15년임에도 이직시 나이는 (아직까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험을 듣고싶어하죠.

한국은 일단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부담스러워서 서류에서부터 제외되는 경우가 많죠;

물론 이동네도 미국발 layoff로 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다만 갑자기 “너 오늘 해고” 가 안되는 나라라서 버퍼도 좀 있고, 실직하면 실업급여 시스템도 무척 잘되어 있는걸 경험해보니 나름 나쁘지 않았습니다.

왜 30대 초반인가.

이동네도 신입은 취업하기 힘듭니다. 더군다나 외국인이면 불가능하다고 봐야합니다.

대신에 사회 초년생을 벗어난. 3년 이상정도 경력을 쌓은 사람은 일단 이력서 넣을곳이 월등히 많아집니다.

언어 배우는 능력도 무시 못합니다.

영어로 인터뷰 보셔야 하고, 독일어로 생활을 하셔야 해서 특히나 초반이 정말 힘든데,

이걸 한국에서 어느정도 준비하고 시도했었으면 덜 힘들었겠다. 싶을때가 많았습니다.

왜 아이인가.

이건 제 개인이야기가 좀 클것 같은데요,

한국이 아닌 곳에서 살아봐야겠다. 고 생각을 하시려면 먼저

한국이 싫은 이유가 필요한게 아니라,

그 대상 국가의 좋은점. 필요한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야 낮선곳의 힘듦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엔 그게 아이의 교육이었습니다.

오로지 대학만을 목표로 초중고 시절을 부모의 재력과 같이 꼴아박아야 하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제 아들녀석에겐 물려?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교육은 미국보다도 유럽이었고, 이동네도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한국과 비교해 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녀석이 갖 유치원때 왔는데, 벌써 만 13살입니다.

새삼.. 시간 정말 빠르네요. 끙;

왜 아이인가.

언젠가 제가 클리앙에

일본인 사유리씨가 아이를 데리고 밤늦은 스타벅스에서 있었던 일, (코로나 때였죠 아마)

노키즈존 관련,

학교앞 속도제한 민식이법 등… 관련글 썼다가 악플 & 비난을 엄청나게 받았던게 기억나는데,

제 논조는 항상 “아이에 대해선 조금 융통성을 가져도 되지 않겠냐” 하는 거였습니다.

그게 다 한국에 안사는 주제에 멋모르고 싸질러서 그런거였을텐데요;

아이에 대한 인식자체가 한국과 극명하게 다릅니다.

이동네에서 아이는 일종의 private club membership 같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아이에 대한 허들이 굉장히 낮고, 호의적입니다.

저도 몇번 경험해본것 중에 가장 흔했던 일이 공항이었네요. 아들 손잡고 가면 무조건 fast track입니다. 양보받는건 기본이고요.

아이가 울고 떠드는건 그게 아이가 하는 일이니까 웬만해선 이해해줍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그렇지 않은것 같더라구요.

최근에 제 지인(독일인 남편을 둔 한국분)이 한국 방문했다가 겪은 일을 듣곤 참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 기혼인가.

일단 집에가서 오늘의 힘듦을 예쁜 아내와 같이 부둥켜안고 (가끔 밤에도; ) 이겨낼 수 있는 때입니다.

사실 이방법(..)이 유일할 수도 있습니다.  지인을 만나서 술 한잔 하면서 풀 수가 없습니다… 술 한잔도 와이프랑 하는거지 말입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당연하지 않은 환경에 대해 좀 더 열려있을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공기부터 다른 곳입니다. 행정은 말할것도 없고, 여태 내가 생각하던 (혹은 생각지도 못했던) 모든 당연함들이 당연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오는 힘듦은 어떻게든 버텨내는 / 이겨내는 동기가 필요한데,

그게 저에겐 아이의 교육 + 직장생활의 파라다이스함(한국과 비교) + 여행 이었습니다.

이주 초반, 저도 그렇고 제 아내도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서 여행다니면서 많이 풀었는데.. 기천만원 쓴거 같아요 ㅋ;;

왜 유럽. 왜 독일인가.

독일도 당연히 말 많습니다. 한국보다 못한것들 부족한것들 투성이고, 그 어떤곳도 100% 완벽한 곳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게 trade off.

그나마, 유럽에서 제일 나은 나라가 독일입니다.

미국은 말할것도 없지만, 타국에서 일하러 유입되는 사람이 많은 나라중 최 상위권 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연하게도 한국보다 몇십년 (혹은 기백년) 이상 먼저 시스템을 구축해둔 나라입니다.

관청에서 일하는 ㅂㅅ같은 인간들 보면서 화딱지가 나도, 어떻게든 처리되는 나라이고,

그 결과에 있어선 그나마 신뢰를 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만, 그 신뢰가 좀 낮아지고 있는게 느껴네요.)

그나마; 영어로도 행정처리가 가능한 나라이고,

유럽 한 가운데서 온갖곳으로 여행다니기 정말 좋은 나라라서, 한국분들의 도장깨기(..)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왜 아이인가.

일단, 아이의 대학진학에 목매지 않아도 됩니다.

어릴때부터 영어유치원 보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외국어에 익숙해 질 수 있습니다.

이제 8학년인 제 아들녀석은 한국어/독일어/영어 3개국어를 합니다. 영어도 저만큼 (혹은 더 잘?) 하네요..유창함이 너무 달라요;; ㅠ

김나지움 졸업할때 즈음이면 적어도 5개국어 일상대화수준(B1) 이상은 한다고 들었습니다.

아이가 아이답게 놀면서 큽니다.  물론 학업의 스트레스가 없진 않겠지만, 제가 보기엔 한국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대학진학도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고,

졸업후 대학교 입학전까지 할 수 있는것들도 본인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예로 요즘에 이동네 학생들 졸업하고 한국에서 1년살기 많이 하더라구요. 유투브에도 찾아보시면 정말 많습니다. BTS화이팅. )

대학졸업하면 경제활동의 무대는 독일만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아빠라는 절친을 줄 수 있습니다.

매일 퇴근하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생활이 일상이 되니, 크면서 사춘기도 (아직은) 못느끼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빠와의 관계가 사춘기의 까탈스러움에 반비례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들었는데…. 뭐 그렇습니다.)

왜 개발자인가.

유럽회사들의 working culture는 이미 많이들 아실거라서 딱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하루 집중해서 8시간. 끝입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25일~30일의 유급휴가가 있고, 휴가사용에 자유롭습니다.

이번에 이직한 회사가 100% 리모트 회사입니다.

본사는 베를린. 브런치는 스페인, 이탈리아, 뉴질랜드 등에 있고, 전 직원이 전부 리모트로만 일을 합니다.

이말은, 아이가 방학이 되면 전 발리 같은데서 풀빌라 하나 빌려서 한달살기 하는게 가능해 졌다는 소리라서

매우 신이 나 있는 상태입니다. 꺅.

여차하면 한국가서 몇주 일하면서 고국의 그리움을 맘껏 해소하고 올 수도 있고요.

이건 개발자만이 가진 특권일 수 있지 않으까요.

왜 30대 초반인가.

시도해보고, 빨리 결정할 수 있는 나이일것 같습니다.

전 이제 40 넘고도 반 가까이 와서 슬슬..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면 그만큼 자금적으로 체력적으로 리스크가 적다고 생각합니다.

왜 독일인가.

젊은나이에 유럽에 살아보면 정말이지 많은 도시들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지금 글쓰면서 대략 가본 나라를 세어봐도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등.. 수많은 나라들.

정말 매력적인 크고 작은 도시들. 섬들. 해안가. 산. 호수.

비행기로, 차로, 자전거로, 배로(크루즈!!). 걸어서..

정말 많은 나라와 그 나라의 수많은 관광지들과, 그곳에 갈 수 있는 엄청나게 많은 방법들. (특히 크루즈는 정말 매력적이예요.)

한국에서 오시기엔 멀어서 힘든 그런 곳들을 정말 1년에 3~4번씩 저렴(..)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젊을때 놀아야 합니다. 나이들면 힘들어서 못다녀요. 놀아본 사람이 더 잘 놀수 있습니다.

진정한 working & balance 가 뭔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올해 초에 리스본 다녀왔는데, 나름 색다른 도시더라구요.

왜 독일인가.

세상에 나라는 정말 많습니다. 특히 미국. 호주. 캐나다. 이민 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나라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심스럽지만, 제겐 위 3개 나라보다 유럽입니다.

각 나라별로 도장깨기(..) 하는게 재미있더라구요. (머엉)

영어 외에 다른 나라 언어를 하나 더 배울수도 있습니다. (머엉) – 제가 꼴에 4개국어를 하거든요; 강제로;

유럽의 영광도 이제 옛날말이구나…

이러니 너네가 아시아권 나라에 지기 시작했지.. 하는 우쭐함도 가질 수 있습니다. (머엉)

왜 독일에 개발자인가.

영주권 허들이 굉장히 낮습니다.

미국의 경우 제가 한번 실패(..)해본 경험이 있는데, H1B 로터리에서 한번 떨어졌었어요. 이때 받았던 데미지가 정말 컸습니다;

신분보장이 외국인입장에선 어마어마한 허들입니다.

독일은 (올해는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겠는데) 5만유로 초반 급여만 받으면 (이건 주니어 개발자 수준의 급여입니다.) 블루카드 라는걸 신청할 수 있습니다.

5년간 외국인청에 가지 않아도 되고,

아내의 동반비자도 보장해주고,

영주권을 위한 조건중 독일어가 있는데 가장 초급중의 초급(A1)만 있어도 영주권 조건을 맞출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는 다르긴 합니다만 러프하게 이렇습니다.

(최근에 유투브에서 한국영주권 받은 외국인셀럽들 컨텐츠 봤는데;; 저같음 못받을것 같아요 ㄷ)

TRADE OFF

얻게 되는것이 있으면 잃게 되는것도 많죠.

한국의 빠른 행정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단호. 대체불가.

음식. LA한인타운 아니면 대체불가.

서비스 & 친절함. 대체불가.

유흥. 이건 대체정도는 할 수 있을것도 같은데 모르겠네요. 제가 술을 안마십니다.

그냥 다른 나라인데, 그걸 알고 있음에도 실제 겪으면 현타오는게 한두개가 아닙니다.

초반에 (그리고 계속..?; ) 힘듦의 대부분이 이녀석들 때문이고,

뭐가 더 중요한지, 이걸 포기하면서도 얻게되는것들이 가치가 있는지. 를 잘 따져봐야 하는게 타지생활인것 같습니다.

그외,

외국살이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질문들이 몇개 있습니다.

영어요? 저 완전 국내파입니다. 초중고대 다 한국에서 나왔고, 영어하고 친해져야 겠다. 생각한건 제가 30 넘어서 입니다.

인종차별이요? 한국에선 인종차별 없을까요. 마트직원이 좀 불친절했는데 그게 인종차별로 느껴지시는 분도 있고, 아님 정말 동양인을 비하하는 사람도 있고…  이게 걱정되시면 제 위에 언급해둔 이야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시면 될것 같습니다.

또 뭐가 있었을까요.. 슬슬 비둘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갑자기 마무리

지금 이직텀이라 집에서 놀고(..) 있습니다. (머엉)

아이는 학교가고 와이프도 없어서 끄적이다보니 이리 길어졌네요;

사실 좀 민감한 내용일수도 있어서 괜히 시간쓰고 글올려서 욕먹고.. 할것도 같은데요.

위에 언급한것들은 다 최근에 제가 어느정도 삶에 익숙해지고 난 후 느끼고 돌아보게 되는 것들이라

당연하게도 사람마다 온도차이는 굉장히 클 수 밖에 없을겁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젊은나이에 도전하는게 가치있다 생각되시면 한번 도전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사용기 입니다.

모든 타지에서 생활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화이팅 입니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533375?od=T31&po=0&category=0&groupCd=#comment-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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