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카너먼 – [생각에 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 카네만이라고 번역되지요)은 심리학자로는 최초로 200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경제학에서 지배적인 합리적 선택이론을 비판하고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을 제안한 공로입니다. 카너먼의 연구와 더불어 리처드 세일러 (Thaler; 탈러라고도 번역되죠… 이름 좀 통일해주면 좋겠네요)와 케스 선스타인의 책 [넛지]가 나오면서 행동경제학에 이론적인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기 있겠습니다.

현대 심리학의 연구성과를 잘 반영하고 있는 이 책이 지금까지 클리앙에서 잘 거론되지 않은 것이 신기해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사용기 게시판에 남기고자 합니다. 혹시 책을 읽으실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카너먼의 TED 영상을 한번 참고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책에서는 여러 흥미로운 내용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두 시스템에 대한 설명입니다. 거칠게 분류하자면 “빠른 직관”과 “느린 이성”으로 설명할 수 있을텐데요, 카너만은 빠른 직관을 시스템 1로, 느린 이성을 시스템 2로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착각와 오판을 많이 하는 시스템 1의 영향력을 많이 받고 있다는 사실을 카너만을 여러 예시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의사결정을 단순화하기 위해서 몇 가지 어림짐작(heuristics)를 활용하는데, 이 어림짐작은 우리 판단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체계적인 오류나 편견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카너만은 인간이 실제 정확도와 관계없이 자신의 판단과 예측을 지나치게 확신하는 경향 등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지점은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합리적 인간(“이콘”)과 그렇지 않은 “인간” 간의 비교입니다. 합리적 인간을 가정한 상태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인간 행동들이 나오고 카너만의 이론이 어떻게 그런 행동들을 설명하는지가 이 책에서는 잘 서술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은 이익과 손실을 다르게 본다는 점이 저는 흥미로웠습니다. 100만원 이득에서 얻는 행복감이 100만원 손실에서 얻는 실망과 양적으로 비슷할 거라는 가정을 저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고, 100만원 손실에서 얻는 실망감은 약 150만원~250만원의 이득에서 얻는 행복감과 비슷하다고 하네요. 이런 심리적인 특성과 확실성/가능성 효과를 이용하여 왜 당첨가능성이 낮은 복권이 인기가 있는지, 왜 사람들이 보험에 드는지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 좋았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의 사고와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으니까요, 일독을 권합니다. 저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는 인문학, 인간의 태도/행위를 고려해야 하는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필수로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530098?od=T31&po=0&category=0&groupCd=#comment-point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