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듣는 재미와 고해상도의 경험에서 [무선 이어폰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었던 ZE8000이…
레퍼런스 사운드로 진화했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제가 참 이런 저런 이어폰 헤드폰들을 리뷰하고 있지만, 파이널(Final)은 유난히 신제품 출시가 빠른 것 같습니다. 좋은 소리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좋은 소리의 종류를 계속 다양하게 뽑아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뭔가… 쉬지 않고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고효율의 첨단 공장이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그래서 파이널의 제품은 굉장히 비싼 하이엔드 모델도 많지만 학생 유저들도 살 수 있을 만큼 저렴한 초가성비 모델도 많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쯤에서 파이널의 ANC 무선 이어폰 ‘ZE8000’을 생각한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집니다.
“발전이 너무 빠르지 않은가! 파이널!!”
ZE8000의 색다르고 놀라운 소리를 소개한 게 작년 2월인데 올해 1월초에 ZE8000 MK2 리뷰를 쓰고 있단 말입니다. 무선 이어폰에서 소리의 최대 해상도를 뽑아내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마음껏 주무르는 것은 좋은데, ZE8000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ZE8000 MK2가 또 다른 종류의 충격을 줘버립니다. 여러분 중에서 무선 이어폰의 음질을 최애 캐릭터로 두고 있는 분들이 지금 이 글을 서둘러 읽고 계실 텐데요. 이미 짐작하시듯 ZE8000 MK2는 보다 균형 잡힌 레퍼런스 사운드로 진화했습니다.
그러니까 따뜻하고 풍성한 저음을 좋아하는 분들은 가격 부담이 더 줄어든 ZE8000을 선택하시고, 전반적으로 소리가 더 선명해진 ZE8000 MK2를 염두에 둔 여러분들은 이 글을 계속 읽으며 정보를 캐내시기 바랍니다.
구분하기 쉽도록 흰색 줄 두 개를 그어두었소
ZE8000 MK2의 MK2는 ‘마크 투’입니다. 영화로 치면 제목 뒤에 ‘2’만 붙인 셈인데요. 그렇게 제목이 달린 영화는 대부분 1편의 설정과 스토리를 이어가기 마련입니다. 혹시 ZE8000을 구입했거나 청음 매장에서 사용해보셨다면 ZE8000 MK2도 똑같은 느낌을 줄 것입니다. 긴 막대기 부분에 클래스 AB급 앰프와 박막 고분자 적층 콘덴서를 탑재하고 FIR 필터와 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싱 기술로 음질에 올인한 무선 이어폰의… 2탄입니다. 또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을 켠 상태에서 고음질을 달성하는 무선 이어폰이기도 합니다.
흰색 박스에 담겨 있고, 구성품은 이어폰 본체와 충전 케이스, 다수의 실리콘 이어팁과 충전용 USB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흰색 비닐 봉지를 뜯지도 않은 저 소품은 이어폰 노즐 끝부분에 붙이는 필터의 여분과 필터 교체 도구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잠시 멈춥시다. 이어폰 디자인이 너무 똑같아서 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이어팁이 조금 다릅니다. 아주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의 이어팁으로, 노즐 부분과 귓바퀴 안쪽에 들어가는 부분이 한 덩어리로 구성된 ZE8000 MK2 전용 디자인입니다. 이어팁의 크기는 ZE8000의 이어팁과 동일한 모양입니다. 제 귀에는 기본 장착된 M 사이즈보다 L 사이즈가 더 잘 맞습니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노이즈 캔슬링이 약하거나 저음이 든든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이어팁을 한 사이즈 크게 끼워보시기 바랍니다.
실리콘 이어팁의 품질은 아주 좋지만 생산 편의를 위한 것인지 블랙 색상에도 흰색 이어팁이 포함됩니다. 더 단단한 착용을 위해서 이어팁 테두리 부분에 얇은 돌기를 두 개 만들어두었군요. 이어팁의 착용 감촉은 변함없는데 조금 더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깔맞춤이 되지 않습니다… 검은색 정장에 흰 양말을 신은 것 같아서 볼 때마다 거슬리지만, 제 주관적 취향이니 넘어갑니다. 적어도 1탄과의 구별은 확실하게 되겠네요. (-_-)a 그리고 이어폰 막대 끝부분과 충전 케이스의 귀퉁이에 흰 줄을 두 개씩 그려놓았으니 ZE8000의 2탄이 확실합니다. (-_-)b
ZE8000은 이어폰 안쪽에 베이스 포트가 한 개 있으며 실리콘 이어팁도 이 포트를 개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ZE8000 MK2는 포트가 막힌 것으로 보이며 실리콘 이어팁에도 구멍이 없습니다. (*사진에서는 포트가 뚫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막혀 있음) 이러한 변경은 작게 보이지만 소리에 제법 영향을 주는 부분입니다. 라우드 스피커의 베이스 포트에 솜을 넣으면 저음이 줄어드는 것처럼, 이어폰에서는 에어 벤트를 줄이거나 막아서 저음의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ZE8000 블랙 색상은 이어팁도 거의 검정색이며 중앙에 구멍이 있습니다.”
제품의 물리적 구조 차이는 이 정도인 듯하며, 해외의 제품 관련 기사를 읽어 보니 사운드 튜닝의 대부분을 소프트웨어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무선 이어폰들은 드라이버 뿐만 아니라 드라이버를 구동하는 앰프와 소리를 튜닝하는 디지털 파트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 디지털 파트에서 소리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으니 ZE8000 MK2의 소리가 1탄과 크게 다른 것도 당연하게 보입니다.
세부 설정에 쓰이는 전용 앱
ZE8000 MK2는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페어링 후 곧바로 사용해도 됩니다. 그러나 몇 가지 측면에서 파이널의 전용 앱이 꼭 필요할 수 있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 멀티 포인트, EQ, 볼륨, 그리고 ‘8K Sound+’가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리케이션 이름은 ‘Final’로 검색!) 또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 소리 듣기의 선택을 바람 소리 줄이기, 대화하기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저는 아이폰 13 프로에서 사용을 시작했는데 파이널 앱을 실행했더니 ‘멀티 포인트 기능을 쓰려면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시오’라고 해서 1.2.7로 업데이트했습니다. 이것은 2023년 11월 27일에 배포된 펌웨어로, 대화하기 모드에서 노이즈 컨트롤을 끄면 음악 재생 볼륨이 계속 낮게 고정되는 버그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혹시 펌웨어 알림이 뜬다면 바로 업데이트해주시기 바랍니다.
제품의 배터리 사용 시간은 이어폰 5시간, 충전 케이스를 더하면 15시간입니다. 퀄컴 QCC5141 칩셋이며 블루투스 5.2 버전에서 aptX, aptX 어댑티브, AAC, SBC 코덱을 지원합니다. 국내에서 사용할 경우가 많지는 않겠으나 스냅드래곤 사운드(Snapdragon Sound)도 대응한다니 소스 음질을 챙기려는 제작사의 노력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어폰 자체가 길쭉한 막대 모양이며 마이크의 배치와 빔 포밍 기술로 음성 통화 품질도 챙겼습니다. 직접 전화를 해보니 상대방이 제 목소리가 아주 잘 들린다고 합니다. 통화 중에 스마트폰과 이어폰을 전환하면서 말해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파이널 앱 화면의 좌측 상단에 있는 3선 메뉴로 들어가면 세부 설정 항목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여러 가지 설정을 바꿀 수 있는데, 그 중에서 ‘터치 패드 끄기’를 한 번 고려해두시기 바랍니다. ZE8000 MK2는 구조 상 긴 막대 부분을 손으로 건드리기 쉬우므로 적응이 어렵다면 터치 패드를 안 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됩니다. 만약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 소리 듣기를 자주 전환하는 편이라면 켜둡시다. 이 터치 패드에는 볼륨 조정도 포함되므로 싱글탭, 더블탭, 트리플탭을 모두 사용합니다. 두 번 톡톡 두드리면 볼륨 조정이고 세 번 톡톡톡 두드리면 곡 넘기기입니다. 그러니까… 우측 터치 패드를 세 번 정확히 두드려야만 다음 곡으로 넘어갑니다.
이 제품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저음형 소음을 주로 상쇄하며, 사람 목소리나 카페의 배경 음악 같은 고.중음형 소음은 일부만 줄여줍니다. 그 상태에서 음악을 재생하면 외부 소음의 방해 없이 감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ZE8000 MK2는 이어팁 디자인의 변경으로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물리적으로 귀가 막히는 느낌이 강하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ANC의 강도를 조절해서 소음 차단력을 보강한 모양입니다. ANC 자체는 그리 강하지 않은데 귀가 단단히 막혀서 주변 소음을 많이 차단해줍니다. 그만큼 이압이 없고 발걸음의 진동도 전달되지 않아서 귀가 편안합니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hehum/18520802?od=T31&po=0&category=0&group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