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마르케스의 소설
<Cien años de soledad>
(영어 제목:
One Hundred Years of Solitude
)은
<백년의 고독>
, 혹은
<백년동안의 고독>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고독”을 국어사전에서 뜻을 찾아보면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한자로도 외로울 고(孤)에 홀로 독(獨)자를 사용합니다.
혼자 있어서 외롭고 쓸쓸함을 표현한 단어인데, 영어 Solitude(스페인어 soledad는 확실하지 않지만 마찬가지일듯?)는 뜻이 다릅니다. 이 단어에는 쓸쓸함이나 외로움 같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냥 홀로 있음을 뜻할 뿐입니다.
영문 위키피디아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A distinction has been made between solitude and loneliness. In this sense, these two words refer, respectively, to the joy and the pain of being alone.
Solitude와 Loneliness(외로움)은 엄연히 구분된다. 이런 의미에서는 Solitude는 혼자 있을 때의 기쁨을, Loneliness는 혼자 있을 때의 고통을 나타낸다.
즉 Solitude에는 스스로 원해 혼자가 되었다는 뉘앙스가 들어있습니다.
이로 인해 결말에 나오는 예언서에,
“백년의 고독한 운명을 타고난 가문들은 이 지상에서 두 번째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라고 적혀있는, 이 소설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는 부엔디아 가문이 고독했기에 멸망한다고 써있는 부분이,
우리나라의 문장과 원문의 문장의 의미에 차이가 생겨버립니다.
원문은 서구 열강의 지배를 받았고, 그 이후 힘을 합치지 못하고 스스로 분열해버린 (각자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남미의 현 상황을 은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우리 번역본에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끼어들어 이런 의미가 퇴색이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백년의 고독>보다 더 말 맛이 좋은 제목이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511415?od=T31&po=0&category=0&groupCd=#comment-po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