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사운드 노드 X는 구형 노드보다 얼마나 더 좋은가? (하)

노드 X도 열 방출을 위한 다수의 통풍구가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기기 자체의 발열은 매우 약한 편이라서 항상 켜두어도 문제가 없다. 아주 작은 PC를 둔다고 생각하고 책상 한 켠에 통풍이 되는 공간을 마련해서 놔두면 된다. 생각해보니 본인의 노드 2i도 4년 동안 껐다 켠 적이 거의 없다. 실제로 블루사운드 기기들은 대부분 전원 버튼이 없다. 네트워크 오디오 제품들이라서 항상 켜서 대기 상태로 두는 것이 기본이다. 혹시 기기를 껐다 켜야 하거나 그냥 꺼두고 싶다면, 파워 코드를 분리하거나 멀티탭의 스위치를 꺼야 한다. 리모컨에서 전원을 켜고 끌 수도 있으나 노드와 노드 X는 굳이 끌 필요가 없는 기기임을 강조하고 싶다.

사용에 관한 몇 가지 팁

라우드 스피커를 사용하는 하이파이 오디오 유저에게 블루사운드 노드 시리즈는 아주 간편한 소스 기기가 될 수 있다. CD 플레이어나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한 대의 재생기로써 디지털 음악 파일과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고음질로 재생해주는 것이다. 별도의 인티 앰프 없이 스피커를 구동하고 싶다면 파워 노드나 파워 노드 엣지를 쓰겠지만, 노드 X는 헤드폰 감상을 기본 포함한다는 점이 다르다. 헤드폰 유저인 본인이 노드 X에 큰 관심을 두는 이유도 그러하다. 평소에는 스피커 시스템의 재생기로 쓰다가 여차하면 전면 6.35mm 헤드폰잭에 이어폰 헤드폰을 연결해서 들어도 된다.

노드 X의 소리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실제로 써보면서 얻은 몇 가지 팁을 적어둔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개념이 간단하지만 사용법은 은근히 복잡한 편이라서 신경 쓸 점이 많다. 혹시 노드 X를 쓰면서 걸리는 점이 있다면 참조해두시길 권한다.

1) USB 저장 장치를 연결한 후, BluOS 앱에서 1회의 리인덱싱을 해줘야 라이브러리 등록이 된다. 음악 파일의 폴더 탐색을 하려면 리인덱싱을 반드시 해주자. 노드의 전원을 껐다 켠 후에도 리인덱싱을 해줘야 한다. (Settings – Music library – Reindex music collection / 설정 – 음악 라이브러리 – 음악 컬렉션 재색인)

2) USB 저장 장치는 외장 HDD와 USB 메모리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데, FAT32가 권장 포맷이지만 NTFS도 정상적으로 인식된다. FAT32는 파일 전송 속도가 매우 느리므로 NTFS 사용을 권장하겠다.

3) BluOS 앱에서 외장 HDD나 USB 메모리를 ‘서버’로 사용할 수 있게 설정하면 다른 BluOS 지원 기기들도 USB 저장 장치의 음악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USB 저장 장치의 음악 파일을 라이브러리에 등록하고 모든 BluOS 지원 기기들이 공유하는 것이다. (Settings – Music library – Enable Server Mode : On) 이를테면 네트워크 플레이어 노드 X와 네트워크 스피커 펄스 미니 2i를 함께 사용할 때 노드 X에 끼워둔 USB 메모리의 음악 파일을 펄스 미니 2i에서도 재생할 수 있다.

4) 노드 X의 USB-A 포트에 외부 USB DAC를 연결할 때는 얇은 플러그의 USB 케이블을 써야 한다. USB-A 포트가 랜 포트와 딱 붙어 있기 때문이다. 노드 X를 Wi-Fi로 사용한다면 상관없는 점이다.

SOUND

이번 후기의 주된 목적은 구형 노드와 노드 X의 소리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노드 3세대와 노드 X가 아닌 노드 2i와 노드 X의 비교 청취이므로 차이가 더 크게 될 것이다. 하지만 노드 X는 DAC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음질과 음색의 측면에서 별도의 제품으로 두는 게 좋을 것이다. 그동안 노드 시리즈의 유저들이 ‘DAC가 더 좋았으면…’, ‘헤드폰잭이 보강됐으면…’하고 바라던 점을 블루사운드에서 더 비싼 한정판 제품으로 채워준 것이 노드 X 되겠다. 기본형 노드에서 이렇게 해주지 않는 이유는… 노드 X의 고급스러운 가격이 잘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 별도의 업그레이드를 받은 한정판 노드 X이므로, 몇 가지 청취 시나리오를 통해서 음질과 음색을 비교해보았다.

1) 노드 X를 아날로그 앰프와 연결해서 듣기.

: 진공관 헤드폰 앰프인 스베트라나 1세대, 전류 증폭 방식의 바쿤 CAP-1003으로 청취했다.

2) 노드 X의 6.35mm 헤드폰 출력으로 듣기.

: 전면 헤드폰잭에 이어폰 헤드폰을 바로 끼워서 듣는다. 오디지 MM-500, 소니 MDR-7506을 주로 사용했다.

3) 노드 X의 USB-A 포트에 다른 DAC 헤드폰 앰프를 연결해서 듣기.

: 코드 일렉트로닉스 모조 2를 USB 케이블로 노드 X와 바로 연결하고 감상해본다.

4) DAC, 앰프가 갖춰진 상태에서 재생기만 노드 X로 변경하고 소리 차이 확인.

: 그레이스 디자인 M900과 바쿤 CAP-1003으로 구성된 기존 시스템에서 노드 2i를 노드 X로 교체하고 들어본다.

5) 노드 X에서 음악 파일을 자체적으로 재생할 때의 소리 특징 확인.

: 같은 음악 파일을 애플 맥 미니 2018에서 재생하는 것과 노드 X에서 재생하는 것을 그레이스 디자인 M900의 입력 전환으로 실시간 비교 청취한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비교 청취를 해보니… 모두 노드 X의 고유 음색과 해상도, 질감이 그대로 나온다. 예상했던 것보다 소리 개성이 훨씬 강해서 여러 번 놀랐다.

*구형 노드 유저에게는 너무 쨍한 충격 – 해상도 차이가 크다!

노드 X는 내장된 DAC가 달라서인지 소리 차이가 매우 크다. 노드 2i와 비교하면 음색이 더 밝고 소리 선이 굵으며 해상도가 더욱 높다. 본인처럼 오랫동안 구형 블루사운드 기기를 사용해온 사람이라면 노드 X에서 매우 색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쉽게 표현하면 소리가 굉장히 쨍~해져서 갑자기 태양광을 쬐거나 높은 산소 함량의 공기를 마시는 듯한 충격을 받게 된다. 즉, 소리 해상도의 큰 향상만 고려해도 노드 X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전면 6.35mm 헤드폰 출력의 품질은?

전면 헤드폰 출력의 음질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볼륨 설정도 따로 적용된다. 헤드폰을 처음 연결했을 때는 볼륨을 30% 정도까지 낮춘 후 감상할 것!) 음질이 좋다가 아니라 ‘좋은 편’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노드 X의 설계에서 내장 헤드폰 앰프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아서다. 제대로 THX AAA 헤드폰 앰프를 내장했지만 여전히 보너스 개념인 것이다. 하지만 노드 2i의 3.5mm 헤드폰잭과 비교한다면 등급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노드 2i의 3.5mm 헤드폰 출력은 게인이 아주 높게 되어 있어서 이어폰을 끼우면 배경 노이즈가 크게 들리며 기본 음질도 썩 좋지 않다. 그러나 노드 X의 6.35mm 헤드폰 출력은 그저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대형 헤드폰에서도 적당한 출력으로 든든한 소리를 낼 수 있으며, 드라이버 감도가 높은 이어폰을 연결해도 배경 노이즈 없이 깨끗하게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건대, 100만원대 이상의 하이엔드 헤드폰을 보유하고 있다면 별도의 DAC 헤드폰 앰프를 챙기는 게 좋겠다. 듬직한 힘의 거치형 앰프가 아니라 일상적 용도의 미니 헤드폰 앰프를 내장한 셈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헤드폰 출력의 소리가 개성을 가지고 있다. 노드 X 자체의 소리 개성이 그대로 헤드폰잭에서 나오는 것이다. 소리의 밀도가 높고 질감이 유난히 곱게 나온다. 저음의 선이 가늘게 나오는 편이며 고.중음이 선명해진다. 짧게 끊어서 치는 저음 펀치 성향이 있어서 뭔가 간결한 인상을 받을 수도 있겠다. 고출력 헤드폰 앰프가 아니라 소리의 해상도를 올리고 감촉을 매끈하게 만드는 타입이다.

*소리에서 느끼는 봄의 기운, 부드러운 카페 라떼의 맛

현재 사용 중인 시스템에서 재생기를 노드 X로 바꾸면 소리 해상도가 뚜렷하게 향상되며 체감 주파수 응답 대역폭이 확장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심리적 공간이 넓어지며 사운드 이미지가 깨끗해진다. 쉽게 말하면 뭔가 시원하게 뚫리고 넓어졌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가느다란 선의 고음으로, 섬세하고 화사한 인상을 준다. 중.저음은 선이 굵은 편이라서 보컬, 현악기 소리가 살짝 두툼해지며 매끄러운 감촉을 낸다. 예를 들면 여성 보컬과 바이올린 소리에 봄의 기운처럼 밝은 햇살과 연녹색 잎의 풍경, 적당하게 포근한 바람이 추가되는 것이다. 그만큼 소리의 감촉이 부드러우며 밀도가 높다.

미각으로 비유하면 에스프레소가 아니라 완전히 카페 라떼에 가까운 소리라고 하겠다. 또한 중음과 낮은 중음에 살집이 붙어서 두툼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저음 울림이 포근해지고 높은 저음의 펀치가 부드러워지는 현상도 있다.

*남녀가 함께 음미할 수 있는,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오디오의 소리

다시 생각해봐도, 재생기 중에서 이만큼 소리 특징이 뚜렷한 제품은 드물다. 어떤 시스템이든 노드 X가 추가되면 노드 X의 소리 특징이 배어 나오는 것이다. 이 특징은 홈 오디오 타겟으로 듣기 좋게 주물러진 소리이며,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 아주 편안하고 화사한 인상의 소리라고 할 수 있다. 진지하지 않은, 누구나 쉽게 끌리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운드 튜닝이다. 그래서 남녀가 함께 음미할 수 있으며 생활 속에 항상 존재할 수 있는 은은함을 갖고 있다. 오디오 회사라면 다들 원음을 추구한다고 주장하겠지만 블루사운드는 라이프스타일 오디오의 중심적 브랜드이며 생활 속에 스미는 소리를 만드는 것에 확신을 갖고 있는 듯하다. 사실, 이 특징을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도 있다.

“고음은 밝고 섬세하게, 중음과 저음은 포근하고 부드럽게!”

노드 X의 헤드폰잭으로 들어도 그렇고, 노드 X를 기존 시스템에 투입해서 들어도 똑같다. 이 기기는 언제나 음악을 예쁘고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