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사운드 펄스 미니 2i, 마음을 위로하는 소리의 올인원 네트워크 스피커 (하)

SOUND

펄스 미니 2i에 내장된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1GHz 속도의 ARM Cortex A9 프로세서를 지녔으며 최대 192/24 PCM 재생을 지원합니다. 앰프 파트는 총 출력 100W로 거실에서도 무난하게 틀 만한 힘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펄스 2i 대신 펄스 미니 2i를 선택했다면 아무래도 작은 공간에서 넉넉한 출력을 누리고 싶다는 뜻일 겁니다. 이 제품은 볼륨 단계가 세밀해서 아주 작게 틀어둘 수도 있습니다. 낮은 볼륨에서도 해상도 손실 없이 선명한 소리를 들려준다는 뜻입니다. (스피커 상단의 터치 패널을 사용하면 더욱 세밀한 볼륨 조정 가능) 힘차고 빠른 성격이 아니라 은은한 저음 울림과 깨끗한 고.중음을 지향하는 인상입니다.

스피커를 듣는 위치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펄스 미니 2i는 베이스 포트가 머리(?)에 있기 때문에 스피커 위쪽에서 들으면 흐린 소리가 되기 쉽습니다. 스피커의 정면에서 들어야 가장 선명한 소리가 되므로, 되도록 높은 곳에 배치하시길 권합니다. 별도의 스탠드로 올려도 좋겠고, 여차하면 벽의 책장에 넣어두어도 좋습니다. 저의 경우는 평소에 아이폰에서 에어플레이로 애플 뮤직 재생을 했고, 감상문을 쓸 때는 USB 메모리에 담은 CD 리핑 WAV 파일을 재생했습니다. 유선 랜 연결에서 더 좋은 소리가 나오지만 편의를 위해서 Wi-Fi 연결로 들으며 글을 씁니다.

펄스 미니 2i에는 사전 설정된 세 가지 사운드 모드가 있습니다. BluOS 앱에서 TV, 음악, 영화를 선택하는 것인데요. 일단 제가 듣기에는 음악 모드와 영화 모드의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영화 모드의 소리 입체감이 더 좋은 듯하지만 큰 폭의 변화는 아니라서 음악 모드로 영화를 봐도 상관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TV 모드는 소리 변화가 매우 뚜렷합니다. 사람 목소리를 강조하기 위해서 중음을 강조하고 저음을 크게 줄이므로 TV 모드는 TV 볼 때만 사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선명하고 편안한 소리의 올라운더 스피커

여러분의 시간은 소중하므로, 펄스 미니 2i의 소리 특징을 즉시 요약 정리해보겠습니다.

1) 고.중.저음의 균형이 좋으며 음색 특징이 없습니다. 섬세한 사운드 튜닝으로 듣기에 편안하고 올라운더 성향을 띄는 홈 오디오를 추구합니다.

2) Wi-Fi 연결로 감상해도 높은 해상도와 뛰어난 음 분리 능력을 제공합니다. 유선 랜 연결의 음질이 더 좋지만 무선으로 사용해도 소리에서 불만이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블루투스 재생에서도 그렇습니다.

3) 고.중음이 무척 선명한데 청각 자극이 하나도 없어서 아주 오랫동안 편안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스피커로서 항상 켜져 있도록 설계된 것도, 언제나 생활 속에서 배경 음악을 틀도록 의도된 점으로 보입니다.

4) 저음에서도 편안함이 이어집니다. 높은 저음의 펀치가 명확하고 힘도 좋은데 청각의 압박이 하나도 없군요. 단, 초저음 강조가 거의 없으니 영화 감상에 주로 쓰겠다면 별도의 서브 우퍼가 필요하겠습니다.

5) 소리가 넓게 들립니다. 공간을 크게 확장하며 입체감이 강합니다. 어떤 음악을 듣든 간에 영화의 배경 음악처럼 더 먼 곳에서 들려오는 느낌을 줍니다. 작은 올인원 스피커로 큰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서 스피커의 하우징 설계와 사운드 튜닝을 공간과 입체감 중심으로 설정한 모양입니다.

*생긴 것은 평범하지만 소리를 듣고 나면 생각이 바뀐다

간결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이기는 한데… 몹시 평이한 생김새이며 조금도 비싸게 보이지 않는 스피커입니다. 그런데 펄스 미니 2i의 설정을 마치고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역시 블루사운드 물건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리가 무척 선명하고 자연스러운데 공간의 깊이가 형성되는 게 신기합니다. 외모를 보면 가격에 의심을 품게 되는데, 소리를 듣기 시작하면 가격대 성능비가 좋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낮은 중음과 저음이 스피커 하우징 속에서 깊이 울리며 재생되는 느낌이 들고, 고음이 시원하고 깨끗하게 넓은 이미지를 그립니다. 첫 인상부터 이 제품의 소리 해상도가 무척 높으며 좋은 드라이버와 노련한 디지털 사운드 파트를 지녔다고 짐작하게 됐습니다. 제품 외관은 공연 무대 구석에 놓이는 프로 오디오 스피커 같은데, 소리는 유난히 맑고 듣기에 편안해서 계속 틀어두고 싶어집니다.

*평탄하고 온화한 성격, 저음 펀치도 부드러운 성격

음색 특징이 거의 없으며 평탄한 소리를 냅니다. 영화 모드에서도 의도적 저음 강조가 없습니다. 유난히 올라운더(All-rounder)스러운 스피커라고 하겠습니다. 소리가 음악 장르 전체를 커버할 뿐만 아니라 영화 감상에도 적합하도록 꼼꼼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베이스 포트가 스피커 꼭대기에 있어서 책상 위에 두고 들어도 저음이 번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높은 저음의 펀치는 명확하게 나오는데 초저음 진동은 약한 편입니다. 영화 감상용으로 자주 쓰겠다면 별도의 서브 우퍼가 필요하겠습니다.

저음 펀치가 무척 부드러운 타입이라서 이것도 취향을 탈 듯합니다. 고체처럼 단단하고 묵직하게 누르는 압력이 아니라 말랑한 고무나 실리콘처럼 천천히 눌렸다가 천천히 튕겨오르는 감촉입니다. 하루 종일 저음 연주를 들어도 부담이 없을 만큼 온화하게 조절된 저음 타격입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이 제품으로 뭔가 화끈한 감상을 하고 싶다면 별도의 서브 우퍼가 필요하겠습니다. 생활 속 배경 음악으로 오~랫동안 틀어두겠다면 단독으로 재생하고요.

*들으면 들을수록 즐거워지는 무자극 사운드

소리에서 풍부하고 듣기 좋은 잔향이 생깁니다. 저음은 약간 먼 곳에서 울리는 듯한 거리와 공간을 연출하며 고.중음은 촉촉한 기운을 느낄 정도로 편안하고 아늑한 기운을 풍깁니다. 스피커 하우징 내부의 물리적 울림도 있고, 소프트웨어 설정의 영향도 있는 듯합니다. 빠른 응답과 건조한 음색의 프로 오디오 스피커들과 정반대인 ‘홈 오디오 최적화’의 사운드 튜닝입니다.

저도 이런 종류의 올인원 네트워크 스피커를 다수 사용해봤지만 펄스 미니 2i는 유난히도 듣기 편안한 종류의 소리를 냅니다. 청각에 조금이라도 자극이나 부담이 될 만한 부분이 없도록 고음과 높은 중음 영역을 세심하게 다듬어두었습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귀가 즐거워서 생활 속에서 항상 켜두고 쓰는 스피커라고 하겠습니다. 늘 조용하게 틀어두면서 ASMR처럼 쓰다가 필요할 때마다 볼륨을 올려서 듣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공간 음향을 켠 듯한 느낌

소리의 공간이 넓으며 특유의 입체감이 있습니다. 음악 모드로 들을 때에도 기본적으로 공간 음향이나 3D 서라운드 효과를 켠 듯한 느낌을 줍니다. 사운드 이미지가 좌우로 넓게 펼쳐지며 앞뒤 방향으로도 은근한 깊이감을 만들어냅니다. 이 효과는 원래 공간 울림이 적용되어 있는 음반에서 더욱 커집니다. 예를 들면 작은 성당 내부에서 녹음된 첼로 중심의 현악곡을 들으니 마치 성당 안에 앉아서 듣는 듯한 공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서도 콘서트홀 내부의 울림을 상당한 수준으로 묘사해줍니다. 작은 올인원 스피커인데 적어도 스피커 앞쪽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는 입체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지친 그대에게 이 스피커를 권하겠소

스피커의 소리를 남성과 여성으로 비유할 때도 있습니다. 강하고 단단하고 빠르고 힘차면 남성, 부드럽고 온화하며 화사한 음색을 낸다면 여성 – 이런 식입니다. 물론 실제 남녀 구별과는 관계가 없으며, 스피커 소리 성향에 대한 비유임을 강조해두겠습니다. (예: 근육질 남성이 순정 만화 소녀처럼 마음이 여릴 수도 있고, 연약해보이는 여성이 진정한 검투사의 영혼을 가진 경우도 있음) 이렇게 본다면 펄스 미니 2i의 소리는 90% 이상으로 여성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청각을 자극하지 않도록 조절된 고.중음과 입체감이 강조된 저음의 편안한 울림이 특히 그렇습니다. 음색은 밝거나 어둡지 않은 중립에 가까운데, 듣기 좋은 잔향과 은근히 포근한 기운이 있어서 어느새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척박한 인간 관계에 지쳤을 때 심적 위로가 되는 스피커로 이 제품을 권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