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봅니다.
나도 언젠간 운동을 해야지…
이런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해서 성공할 확률은 매우 희박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아마도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악물고 운동을 강행할 의지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고통이 아닌 즐거운 방법은 없을까?” 를 고민하고 시작해본 1년의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어짜피 다 아실 만한 내용이겠지만 제 1년의 과정이 누군가에게 동기부여가 된다면 제 목적 달성입니다.
소개
사람마다 성향, 편차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먼저 제 수준을 파악해야 이 사용기와 본인을 대조해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40년 넘도록 스스로 운동해본 경험이 전무합니다. 땀 흘리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안 흘리는 방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체육시간을 주번이랑 바꾸든 해서 최대한 안 나가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상당히 게을러서 아무것도 안 하다 뭔가 꽂히면 완벽하게 해야 되는 성향인데 문제는 완벽에 수렴하지 못하면 쉽게 포기해버립니다.
결론: 귀치자즘 더해진 의자 좋아하는 개발자 결국 운동혐오자
계기
오늘 이 사용기를 올리는 이유가 아직 1월1일 전이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1월1일에 시작하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나도 이번 년도에는 해 봐야지..
운동해야 되니까 와치 사야지.. 와치 샀으니까 운동해야지.. 운동해야 되니까 와치 사야지.. 와치 샀으니까 운동해야지.. X n
목표
목표는 단순합니다.
매일 “즐겁게 운동하는 운동인이 되어 보자” 였습니다.
아마 지키지 못할 세부목표는…
- 매일 3km 이상 뛴다.
- 기상이 안 좋을 때는 계단 걷기를 한다.
- 8월 즘에는 복근이 생겨야 된다.
- 주말엔 산행
- 헬스장 안가고 머니 세이브
운동 기록
실패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운동을 즐겁게 할 방법을 생각했 던 것은 피트니스용 음악, 팟캐스트, 유x브등을 들으며 뛰는 것이었습니다.
거부감이 들지 않게 운동화 신고 상쾌한 마음으로 집 밖으로 나갑니다~
1월
생애 첫 달리기를 스스로 해본 날입니다.
첫주는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에 오자마자 저렴한 나이키 운동화로 갈아 신고 옷도 안 갈아입고(패딩과 청바지) 바로 천변으로 나갔습니다.
옷을 갈아입는 순간 마음 약해질 까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복장은 후드티와 츄리닝으로 알아서 정리됩니다~
나x키앱을 켜고 시작해서 5km를 뛰었습니다.
준비물로 장갑 귀마개(혹은 후드티)를 하고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손이 얼어서 주기적으로 주머니에 손 넣고 뜀..
달리기는 페이스가 중요한데 1키로를 9분에 걸려서 뛰었다는.. 것입니다.(빠르게 걸으면 9분 충분히 나옴.. 이걸 뛴 거라고..)
이 한심한 기록의 장점은 스스로 쉽게 기록갱신을 하는 재미를 선사해주었다는 것이죠~
1월의 목표는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4일을 빼먹었는데.. 술 먹은 날, 출장 가는 날등을 고려하지 못한 대충 잡은 계획의 문제점 반영인 셈이죠..
술 먹고도 뛰어 봤는데 어지럼증 생깁니다 절대 하지 마세요..
구멍이 몇 개 나 있는 것이 찝찝하지만 저 같은 비운동인은 성취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해보는 경이로운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얄팍하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모습으로 위안 삼는 때입니다.(나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봤어?)
1월 시작이라는 특수성이 있어서 운동화만 갈아 신으면 의지가 꺾이지 않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체중계(앳x리)는 측정하면 건강앱에 자동 등록되는 것으로 구매했으며 체지방 정확도는 믿을 것이 못되는 저렴한 물건입니다.
- 시작 아이템: 아이폰, 와치, 에어팟, 체중계
- 평균페이스: 10분
- 체중: 75
2월

“런x이” 라는 앱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류의 앱으로 시작하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초급자 코스의 경우 2분 걷고 1분 뛰고 에서 중급자로 가면 5분 빠르게 뛰고 1분 천천히 뛰고 이런식으로 단계적으로 진행합니다.
1월을 무식하게 풀로 달려봤으니 좀 더 좋은 기록을 위해 앱 중급자 코스로 뛰어보기로 합니다.
이어폰에서 어떻게 뛰라 하고 박수 쳐주고 자세 알려주고.. 뭐 이런 앱입니다.
이제 왠지 베테랑 느낌이 납니다.
한달의 기록을 보며 뿌듯해 하며 2달도 채워보고 싶어 졌습니다.
뛸 때 왼쪽 무릎이 아픈 것 같아서 2만원짜리 무릎 보호대를 종종 착용하기도 했습니다.(착각이었지만.. 심리적인 부분이라 생각 듭니다.)
10키로를 뛰는 지인 얘기를 듣고 저도 도전해봤습니다.
여전히 속도는 처참하지만 내가 해냈다는 것을 보여주기 용도로는 좋은 내용입니다.
2시간 러닝은 오만가지 생각과 음악(록키 주제가)이 겹쳐져 생각보다 금새 끝이 납니다.
달리기가 끝난 후 복근 형성을 위해 턱걸이, 레그레이즈, 팔굽혀펴기를 3세트 5분하고 귀가합니다.
마치 대단한 운동인 마냥 뿌듯합니다.
- 운동 추가: 근력강화운동
- 아이템 획득: 터치되는 장갑
- 평균페이스: 9분
- 체중: 73
3월
좋은 기회에 50% 할인 가격으로 신발을 교체합니다.
아이템이 바뀐 이상 저는 무적입니다.
기존 신발이 얼마나 딱딱했었는 지 알게됩니다.
아직 우스운 수준이지만 속도도 조금 빨라집니다.
3월을 다 채우고 뿌듯해 집니다~
- 아이템 획득: 나x키 리액트 인피니티3
- 평균페이스: 8분
- 체중: 71
4월
날씨도 풀리고 뛰기 딱 좋은 계절 같습니다.
“런x이” 앱을 통해 기록이 좋아졌고 미션을 대부분 수행해서 이제부터 사용하지 않습니다.
더 쓰고 싶어도 와치와 동시 운영할 때 접근성이 안 좋아서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와치도 키고 핸폰 앱도 켜야 되는 귀찮은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나x키앱도 때려 치고 기본앱만 쓰게 됩니다.
- 평균페이스: 7분30초
- 체중: 70
5월
그놈의 피트니스 뮤직, 락 다 지겹습니다.
이제 피똥 싸던 때는 아니라 유x브에서 화면 안 봐도 되는 컨텐츠를 들으며 뜁니다.(토론, 소설류)
무협지 영웅문 소설을 읽어주는 데 가끔은 너무 궁금해서 소설을 들으러 나가는 지 운동을 하러 나가는 지 헷갈릴 때도 있었습니다.
- 평균페이스: 7분22초
- 체중: 70
6월
지금껏 잘못된 호흡으로 뛰었다는 사실을 6개월만에 알게 됩니다.
“런x이” 에서 분명 잘 알려줬는데.. 대충 잘못 알아듣고 천천히 여유 있게 숨을 쉬란 걸로 알아듣고 뛰었던 것입니다.
누구나 아는 ‘습습후후’ 가 아닌 ‘스으으읍후우우우’ 하며 마치 프로 마냥 여유 있게 쉰다고 했던 것이 큰 오판이었던 것이죠..
호흡개선이 되고 기록이 조금 좋아집니다..
와치가 유튜브를 지원하지 않아서 핸폰을 들고 뗘야 되는데..
반팔만 입고 뛰는 계절이 오니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면 걸리적 거려서 암밴드를 구매했습니다.
달리면서 풀려서 계속 조임.. 너무 조임 팔이 아프고.. 별로입니다.. 걍 바지 주머니에 넣는 걸로…
이때부터 땀이 엄청나기 때문에 드라이핏티가 필요합니다.
여유 있게 30분 뛰고 집에 와서 포x리 벌컥벌컥
- 아이템획득: 암밴드, 드라이핏티
- 평균페이스: 6분50초
- 체중: 70
7월
핑계 될 일이 많은 계절이 옵니다.
더우니까 3키로만 해야 겠다.. 턱걸이는 내일 해야지.. 주말엔 토일중 하루만 해야지…
그런데 여기서 체크를 하게 됩니다.
무게는 줄었나? 아닙니다. 갑자기 정체
복근은 나왔나? 전혀..
이제 깨닫게 됩니다.
무려 6개월을 넘게 나름 즐거운 운동라이프를 했기에.. 자연스럽게 상상했던 내 몸을 가질 거란 생각이 얼마나 허황된 것이 었는 지를 알게 됩니다.
대부분 현타가 오는 시점일 것 같습니다.
비가 올 때는 계단운동으로 운동의 다변화를 모색합니다.
이 때부턴 달리기가 목적이 아닌 칼로리 소모를 목적으로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반바지를 안 입으면 너무 덥습니다.
- 아이템획득: 반바지
- 평균페이스: 7분
- 체중: 69
8월
저의 경우 현타가 오지 않는 이유는 목표가 체중감량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1월1일 시작 심리가 주는 처음 한다는 설렘으로 시작해서..
작지만 나아지는 기록 컬렉션이 쌓이는 묘한 기쁨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사실 좀 의아하긴 해서 시험해본 것은 1,2주 저녁을 닭가슴살 소세지, 달걀, 만두, 등등 먹으며 지내보니 3키로가 더 감량 되었습니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것은 다시 정상적으로 먹으니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일시적인 감량은 식이요법으로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제 목적과는 달라서 그만뒀습니다.
둔하지만 깜작스럽게 알게 되는 뜻 밖의 수확이 생기는데 이부분이 목표와는 다르지만 핵심 포인트가 된 것 같습니다.
허리 통증이 사라짐
가끔 자다 깨서 허리 아픔에 이리저리 뒤척이던 기억이 언제인지.. 허리에 근육이 생겼나 봅니다..
무릎 안 아픔
무릎보호대는 이제 쓰지 않습니다. 갸벼워져서일지.. 심리적인 것이 였을지..
불면증이 사라짐
인간은 피곤하면 잠이옴..
벨트를 꺼냄
안 차면 내려가는 바지 다수 생김..
- 평균페이스: 7분
- 체중: 69
9월
이왕 이렇게 된 거(난 체중감소 때문에 하는 거 아님) 좀더 느슨해 집니다.
근육이 쉴 때 더 붙는다는 출처 불분명한 말도 듣고 끄덕끄덕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강도는 높이되 일주일 4번만 운동하게 됩니다.
“나와의 약속 지키면 누가 상이라도 주나?” 하는 추악한 마음이 싹트는 내면을 즐겁게 느껴봅니다.
세일만 기다리던 신발을 드디어 반값에 영입합니다.
기존 신발보다 훨씬 푹신해서 느낌이 좋습니다..
일상러닝용이고 속력 내긴 좋지 않다고 하는데 뭐 제가 누구와 대결하는 것도 아니고 편안함에 만족합니다.
- 아이템획득: 나x키 줌X인빈서블4
- 평균페이스: 7분
- 체중: 69
10월
기록을 매번 2초라도 줄이려는 노력을 해봅니다.
아울렛에서 80% 할인 판매하는(상술이겠지만) 등산화를 영입합니다.
주말에는 산행을 가끔 하고 “트x글” 앱으로 뱃지도 얻습니다.
- 아이템획득: 등산화(노x페이스)
- 운동추가: 산
- 평균페이스: 6분 40초
- 체중: 69
11월
자연의 섭리 마냥 편안해지면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기록을 줄여봅니다.
같은 거리를 평균보다 더 빨리 뛰어야 초과운동이 될 거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러닝크루(동네주민 2명..)와 같이 트랙을 돌며 러닝이 안정되어집니다.
이제 나만의 보폭 길이, 호흡, 기울기가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혼자서는 절대 못할 것 같은 것이 같이하면 됩니다. 물론 혼자서도 하다 보면 언젠간 되겠지만 더 빨리 도달할 것 같습니다.
- 평균페이스: 6분 30초
- 체중: 69
12월
6분5초까지 해봤지만 내게 맞지 않는 옷인 걸 확인하고 조금씩 줄여봅니다.
매우 추운 겨울날은 트랙을 돕니다.
트랙에 잠바도 벗어 놓고 바람이 덜 불어서 입니다.
상하의 내복에 후드티 츄리닝이면 전 무적입니다.
- 아이템획득: 내복
- 평균페이스: 6분 20초
- 체중: 69
운동장비의 문제
애플 3총사(폰, 와치, 에어팟)로 운동 했을 때 불편한 부분입니다.
갤럭시는 어떨지 궁금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운동 자동식별 안됨
천까지 걷는데 1키로 입니다.
나갈 때 와치로 걷기를 누르고 뛰기 전 뛰기를 누릅니다.
신호등에서는 멈춤을 눌러야 합니다. 장갑도 끼고 있는데 귀찮음 폭발합니다..
와치가 센싱 하며 좀 알아서 해 주면 안되나..
아이폰 와치 에어팟의 연동
아이폰에서 운동 시작을 누르지 못합니다.. (와치 화면 잘 뵈지도 않는데..)
와치에서 달리기 페이스, 심박수등을 주기적으로 들을 수 있는데 와치에 에어팟을 연결해야 들립니다.
그러면 유튜브는 못 듣습니다.
멍청한 시리
대부분 사용은 “시리야 다음곡, 볼륨 6” 이정도인데 헛소리로 답할 때가 많습니다.
운동을 멈추고 싶으면 와치를 입에 대고 “시리야 멈춰”해야 됩니다.
그것도 잘 못 알아 듣거나 아이폰이 알아듣는 멍청한 상황이 자주 발생해 그냥 와치를 누릅니다..
와치 단독 답답
와치는 개통되어 있어서 핸폰 놓고 나가고 싶지만..
유튜브,뮤직 와치앱이 지원하지 않습니다.
캐x워크 앱 문제도 있어서 단독은 찰 필요 없지만..
정리

1년간 무게 변화를 보면 한 만큼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 5키로 내외로 러닝 했는데 왔다 갔다 걷는 시간이 2~30% 포함되어 있습니다.
캐x워크로 스벅커피 5잔 정도 나왔습니다.
마치며
지나고 보니 여유롭고 즐거워 보이지만.. 매번 죽음의 문을 노크합니다.
그럼에도 하는 이유는 성취감이겠죠..
산이 높은 만큼 정상의 경치와 편안하게 내려가는 맛이 커지는 것과 같습니다..
땀에 젖어 집에 돌아오는 길..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시간입니다.
인간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24시간 – 자는시간 – 일하는시간 – 출퇴근시간 – 먹는시간 – 화장실 – 씻는시간등 다 빼면 남는 시간은 4~5시간 정도 입니다.
각종 OTT 다 가입되어 있지만 한정된 시간에 볼 시간은 그다지 없습니다.(엑박은 왜 샀니..)
그 좁은 시간에 운동시간(1~2시간)을 넣으니.. 다른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운동은 하기 싫어 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OTT 보던 내가 즐거웠었나? 겜할 때 엄청 즐거웠었나?
그 짧은 잉여시간 무엇으로 행복 했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의 가치가 어느 게 더 높냐 인 것이죠..
어릴 적 저는 회를 먹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외식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죠..
구역질을 해가며 회, 고수, 홍어 같은 기피 음식들을 먹어 봐야 결국 맛을 알게 되는 것은 등산의 고통&성취감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영원히 모르며 살아가는 방법도 있지만.. 알아보고 피하는 것이 제 성향이었나 봅니다.
시간은 인간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초침이 흐릅니다.
부자든 가난한자든 물리적으로 24시간-고정시간 안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고급스포츠카가 있다 한들 어떤 용도로 어떤 시간에 운용할 까요..
결국 주어진 시간에 가치가 높은 행위를 하면 된 다입니다.
저는 구역질 했던 운동의 가치를 알게 되었고 원래 있던 시간을 조금 대치 해본 것이죠..
사실 운동 많이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가소로울 내용이지만..
그것은 운동의 질과 양으로 판별하는 내용일 때 입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3글자 입니다.
‘O U T’ = ‘나 가 라’
나가기만 하면 의외로 다 운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현관 앞의 첫발만 떨어지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용기와 기록의 재미 2가지가 이 쓰잘 데 없이 긴 사용기의 핵심입니다.
신년계획은 운동으로 못했던 일도 같이 해보는 것입니다.
이제는 체력이 되니까?
지난해 제 이야기로 숨겨졌던 프로그래머의 재능을 찾으신 분들 처럼 이번에는 운동에 재능이 있는 분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503666?od=T31&po=0&category=0&groupCd=#comment-po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