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구입했던 제품들 사용기 연말결산

2023년 구입했던 제품들 사용기 연말결산



안녕하세요 🙂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2023년 연말결산도 한번 작성해봅니다.

[2022년 연말결산은 여기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7801874


CLIEN

[2021년 연말견산은 여기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6811846


CLIEN

올해 구입했거나 사용했던 굵직한 제품들에 대한 간략한 평가를 담았습니다.

[리뷰] 라고 써있는 글자를 누르시면 원문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원문이 궁금하시다면 확인해보셔도 되고, 요약만 읽고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올해는 휴대전화 3종, 노트북 및 UMPC 6종, 모니터 2종, 오디오 2종을 사용해보았네요.

휴대전화


갤럭시S23울트라



[리뷰] 밤이 찾아오더라도, 그것은 끝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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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갤럭시 시리즈의 바형 플래그십은 힘을 영 쓰지 못했습니다. 대외적인 어려움, 스스로가 초래했던 어려움, 소비자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근시안적으로 대처하며 만들어냈던 GOS의 비극까지 삼성의 지난 몇 년은 노트7이 터졌던 때보다 더욱 암울했습니다. 삼성 갤럭시가 십수년간 구축해온 이미지는 단 몇 차례의 논란만으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가려왔던 본질을 어처구니 없는 계기로 인해 민낯을 보여주었다고 볼 수도 있겠죠.

갤럭시S23 시리즈는 그런 상황에서 세상에 나타났습니다. 위기의 삼성을 구원해야 하는 구원투수치고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변하지 않았죠. 엑시노스 대신 전량 퀄컴 스냅드래곤 8 2세대 칩셋을 탑재하고, 베이퍼챔버의 크기를 키운 것 정도가 눈에 보이는 변경점입니다. 그러나 두가지가 모든 변화를 좌우합니다. AP가 좋아진 덕에 소모전류가 줄어들고, 발열이 줄어들고, 배터리가 더 오래 가는 스마트폰의 ‘기본 사용 경험’이 확 좋아졌습니다. 밝고 선명한 디스플레이, 플래그십다운 성능, 오래가는 배터리, 꽤 괜찮은 사운드, S펜의 무궁무진한 활용도, 많이 다듬어진 카메라, 극적으로 개선된 동영상 등… 삼성은 오랜만에 ‘울트라’의 자존심을 세웠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부르죠. 작년의 S22 Ultra는 이런저런 이유로 불만족스러웠고, 1달만에 리뷰도 쓰지 않고 다시 팔아치웠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의 S23 Ultra는 너무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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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판매량으로 붙어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갔던 삼성전자는 정체기를 맞이했습니다. 정체기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졌고, 잃어버린 자신감은 제품, 전략, 마케팅에 묻어 나왔습니다. 점유율에서 밀리기 시작한 삼성은 조급해진 것 같았습니다. 조급함은 무리한 기획을 불렀고, 무리한 기획은 단가를 만회하기 위한 무리한 원가절감으로, 결과적으로 이뤄진 무리한 원가절감은 부작용으로 다가왔죠. 삼성이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사이, 아이폰은 ‘갤럭시의 경쟁상대’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폼이 많이 올랐습니다. 사람들에게 갤럭시가 다시 ‘쓸만한 휴대폰’이라고 인식되는 것에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전환한 인식을 구매로 잇는데에도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10개 잘하고 1개 못했다 하더라도 만회하기 힘든게 현실인데, 블랙컨수머 몰이에, 인앱 광고에, GOS 논란에, 원가절감 논란에… 넘어야 하는 산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은 아니겠죠. 긴 밤이 찾아왔더라도, 그 밤은 밝은 아침을 맞이하기 위함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갤럭시S23에서 보여준 연구개발 성과를 쭉 가져간다면, 분명히 고객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 해 이런 저런 공연을 많이 다니게 되었는데, S23울트라의 광학 성능은 정말 대체할 수가 없더라구요.

휴대전화가 촬영하기 어려워하는 환경에서 줌을 땡겨도 어느정도의 결과물이 보장된다는 점이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보통 저는 하반기에 출시되는 폴드를 메인 폰으로 사용하는데요, 올해는 이 폰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폴드를 건너뛰었습니다.


샤오미 레드미 노트 터보



[리뷰] 미드레인지에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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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미 노트 12 터보는 레드미 노트 12, 레드미 노트 12 프로 위에 존재하는 레드미 노트 시리즈의 가장 높은 티어 제품입니다. 중국에서 2099위안에 구입할 수 있죠. (프로모션가. 실제 가격은 2199위안, 국내 단순 환산으로는 42만원 정도.) 그러나 샤오미와 에이루트 (수입사)는 다른 레드미 노트 시리즈를 들여오면서 레드미 노트 12 터보 모델은 수입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만약 이 제품이 국내에 들어온다면, 5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에서 판매되었을 것입니다. 다만 국내 환경에서 50만원이 넘는 중급기를 팔아먹을 수 있는 회사는 삼성전자 뿐, 이 단말을 국내에 들여와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펙으로 보나, 가격으로 보나 레드미 노트 12 프로는 상당히 매력적인 단말기입니다. 일반 레드미 노트 시리즈가 갤럭시A34와 같은 친구들과 경쟁하는 스펙이라면, 이 친구는 플래그십과 비벼볼 수 있는 성능으로 출시되었으니까요. 스펙이 뛰어나고 안정적인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찾는다면, 이 친구는 정답에 가깝습니다. 좋은 디스플레이 성능과 그를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 인증들 (Widevine L1 인증 포함!), 괜찮은 프로세서 성능, 좋은 배터리 성능, 꽤 괜찮은 카메라까지, 다소 적응이 필요하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MIUI를 제외하면 이 휴대전화가 경쟁 제품보다 떨어지는 부분을 찾기 상당히 힘들 정도죠. 어느정도 직구 휴대전화에 대한 이해가 있으며, 커스텀롬 내지는 글로벌롬 Flashing 경험이 있고, 휴대전화 설정에 시간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직구라는 불리한 요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사용해볼 법한 휴대전화라고 생각되네요. 최근 언락 정책이 변경된 점은 하나의 불안요소로 작용합니다만, 샤오미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용자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Nubia Redmagic 8S Pro



[리뷰] long Last the Perfor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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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게이밍 폰’이라는 카테고리는 굉장히 많은 포지션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더 좋은 성능, 더 좋은 유지력, 더 좋은 디스플레이, 더 좋은 사운드와 같은 게이밍 폰의 핵심 요소들은 ‘플래그십’이라는 경험을 통해 이미 충분히 달성되어 왔거든요. 게임 많이 하는 사람도 스마트폰을 스마트폰답게 쓰고 싶어했고, 굳이 게이밍폰을 사야만 하는 이유는 상당히 희미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게이밍 폰을 만드는 메이커들이 줄어든 것이 그 시장 규모를 반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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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팬’이 추가된 Redmagic 8S Pro는 다른 상황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플래그십의 성능 유지력보다 아득히 좋은 퍼포먼스를 내 줌으로써 ‘게이밍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마일스톤을 세우는 데 성공했죠. 스냅드래곤 8 Gen2 Leading Version, 16GB RAM을 탑재한 이 단말과 비교할 수 있는 적수는 없습니다. 좋은 퍼포먼스 만큼이나 가격도 높죠. ASUS ROG Phone 7보다는 저렴하다지만, 그 돈이면 사실 갤럭시S23 Ultra와 거의 유사한 가격 수준인지라, 고민이 될 수밖에 없겠죠.  가격을 생각하면 이 폰의 소프트웨어는 한숨이 나오는 수준이고, 카메라도 한없이 아쉽습니다.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만 보장되는 사후지원은 말할 가치도 없을 것이구요. 그러나 한가지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게이밍 특화 단말을 플래그십을 평가하는 잣대로 바라보면 안되겠죠. 게이밍 폰의 본분은 게임 잘 돌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Redmagic 8S Pro는 3D Mark Wildlife Stress Test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13000점이 넘는 점수를 유지하며 유지율 99.2%라는 수치를 보여주는 휴대전화입니다. 그럼 된 것 아닐까요?

노트북


DELL XPS13 Plus 9320



[리뷰] 이것이 미래라면, 받아들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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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전자제품들은 세련되어지고 있습니다. 투박하기 그지없던 노트북 시장에 작고 가벼운 ‘넷북’이 나타난 것도 거의 15년이 다 된 일이구요, ‘울트라씬’과 ‘울트라북’을 통해 배터리와 성능, 크기, 무게를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들이 나타난 것도 13년이 넘은 일입니다. 그 후 시장에는 ‘컨버터블’이라는 카테고리가 생겨났고, 다양한 2-in-1 제품들이 출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키보드와 터치패드가 있는 노트북의 기본 구성은 바뀌지 않았죠. ASUS 등 일부 업체가 넘패드를 터치패드에 넣고, 디스플레이를 아래쪽에 추가로 달아 세컨스크린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내 놓았지만, 메이저 시장에 어필하기에는 너무나도 공돌이스러운 발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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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l은 고착화된 노트북 디자인 시장에 XPS13 Plus를 통해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XPS13 Plus는 현재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장 ‘멋진’ 노트북 중 하나입니다. “프리미엄을 원해? 우리가 소개하는 프리미엄을 봐. 우리의 매끈한 트랙패드와 팜레스트를 봐. 멋진 4K 디스플레이를 보라고. 매력적일 걸?” 이라고 말하는 것 같죠. 저전력 프로세서 노트북임에도 훌륭한 성능을 가지고 있고, 단단한 섀시를 자랑하면서도 나쁘지 않은 무게 (1.2kg)를 자랑합니다. 훌륭한 디스플레이와 훌륭한 스피커는 매일 매일 사용하는 노트북으로써의 가치를 더해주죠. 그러나 아쉽게도 XPS13 Plus는 모두를 위한 노트북은 아닙니다. 200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고주파음, 적은 포트 수, 미래적이지만 사용하기 불편한 정전식 터치 키, 상대적으로 높은 발열 등 사람들이 노트북을 고르는 일반적인 기준에 썩 부합하지 않는 선택지들이 있거든요. 충분히 좋은 노트북이었지만, 5G/LTE가 되는 노트북이 필요하게 되어 뒤에서 소개드릴 HP 드래곤플라이 G4를 구입하며 최종적으로는 매각하였습니다.


HP ENVY x360 2i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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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 섀시 디자인과 사각사각한 디자인, 멋진 실버 컬러, Windows Hello 안면인식을 지원하는 전면 카메라, OLED 화면이 탑재된 사양에 이끌려 구입했던 HP ENVY x360입니다. 2.8K OLED 화면을 가졌고, 360도 컨버터블 기능 탑재로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죠.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으나 딱 하나의 결함이 있었으니,

해당 제품에 탑재된 OLED 디스플레이에 스크린도어 현상 (흰 화면에서 모기장처럼 점으로 된 격자가 보이는 현상)이 있던 것입니다.

웹서핑을 위해 브라우저만 켜도 이 현상이 너무 거슬려서 반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에이서 Swift Edge 16



[리뷰] 20년 묵은 업보를 청산하는 첫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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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ER의 Swift Edge는 유사한 폼팩터 중 사용성이 좋은 편에 속하는 노트북입니다. 밝고 큰 OLED 화면, 가벼운 무게, 그럭저럭 나쁘진 않은 배터리 성능, 준수한 퍼포먼스, 호화로운(?) I/O 포트까지 갖추고 있죠. 뭐니뭐니해도 이 제품의 가장 큰 강점은 ‘뛰어난 휴대성’입니다. 16인치급 제품임에도 1.17kg의 가벼운 무게를 확보한 것은 정말 대단합니다. LG의 그램 스타일, 삼성의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와 함께 4K OLED가 탑재된 비즈니스용 대화면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에이서 Swift Edge는 분명 고려해볼 수 있는 옵션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가벼운 경량 노트북에 대한 열기는 우리나라에서만 유달리 뜨거운 줄 알았는데, 에이서에서 글로벌 타겟으로 이런 ‘경량’ 노트북에 도전한 것은 조금 의외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램이나 갤럭시북이나 해외에서 힘을 쓰진 못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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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OLED 비즈니스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Swift Edge는 고려해볼 수 있는 옵션’이라는 말의 이면을 들여다 봅시다. 이 제품을 자신있게 추천해주기는 애매하다는 뜻입니다. 한국시장에 복귀하여 굉장히 공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긴 합니다만, 저는 아직 에이서의 야반도주 전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Swift Edge를 비롯해 에이서가 한국에 출시한 신제품들은 에이서의 20년 묵은 업보를 청산하는 신호탄이 되어야 합니다. 작년에서야 한국에서의 2막을 선언한 에이서의 진심을 확실하게 느끼기엔 너무나도 짧은 기간이었기에, 지금 당장 제품 하나를 잘 만들었다고 해서 섣불리 ‘구입해도 좋다’는 말을 하기엔 너무나도 위험부담이 높습니다.  “나는 정말 좋은 OLED 화면이 필요하다” 라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나는 가벼운 대화면 노트북이 정말로 필요하다” 라면, 이 제품을 고려해 보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이번에야말로 정말 글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판단을 맡기겠습니다.


HP 드래곤플라이 G4



[리뷰] 평범함을 갈고닦아 연마해낸 특별함

제가 사용하기 위한 노트북을 고르기 위해 지난 3년간 8개가 넘는 노트북을 구입했지만,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찾진 못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제가 원하는 기준이 일반적인 노트북에는 너무 높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단단한 빌드 퀄리티, 직선 위주 디자인, 밝은 OLED 화면, 얇은 두께, 가벼운 무게, 준수한 성능, 오래가는 배터리, 그리고 밸런스가 좋은 스피커라는 조건은 일반적인 가격대의 노트북이 감당하기엔 너무 가혹한 조건들이었습니다. Thinkpad X1 Carbon 구입을 고려하며 생겨난 ‘LTE/5G’ 셀룰러 조건은 더더욱 가혹했죠. ‘세상에 100%는 없다’는 교훈을 얻으려던 찰나… 제 노트북 연대기에 종지부를 찍을 제품을 만났습니다. HP에서 만든 비즈니스 노트북, HP Dragonfly G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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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안 하는 영역에 도전해 빛이 나는 제품이 있고, 남들이 다 하는 걸 더욱 잘 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이 제품은 명백한 후자입니다. 1kg 초반대 무게로 가볍고, 400니트의 OLED 디스플레이는 밝고 선명하며 화사합니다. 일본의 레츠노트 급은 아니지만 다양한 포트로 구성되어 있어 다변화된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기도 좋으며, 오래가는 배터리와 함께 HP의 배터리 사이클 관리 기능을 통해 오랜 기간 동안 좋은 배터리 성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는 쫀득한 반발력이 굉장히 좋으며, 터치패드 클릭감 또한 고급스럽습니다. 스피커, 마이크, 웹캠 등 멀티미디어 기능과 성능은 동급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정말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이 정도 노트북이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제품을 여기까지 찾아오셨다는 소리는, 이미 당신이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뜻이겠죠. 그런 분들이라면 드래곤플라이 G4는 정말 추천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삼성이나 애플의 ‘연동성’ 같은 강력하고 뾰족한 무기는 없지만, 고루 공격당해도 거의 모든 영역에서 충실하게 방어해낼 수 있는 노트북이죠.

DRAGONFLY는 한국말로 ‘잠자리’라는 뜻입니다. 왜 이 노트북이 ‘잠자리’라는 이름을 부여받았을까 생각하다보니, 드래곤플라이가 이 제품에 정말로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잠자리는 눈이 좋기로 유명하죠. 이 노트북도 디스플레이가 정말 좋습니다. 잠자리는 비행 능력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이 노트북도 오래가는 배터리로 지속 능력이 뛰어나죠. 잠자리는 가볍습니다. 이 노트북도 1kg 초반대의 가벼운 무게로, 들고다닐 때 부담이 적죠. 잠자리라는 이름이 드래곤플라이의 폼팩터와 특정을 정말 잘 대변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애완 잠자리를 들이시기로 결정했다면, 말리지 않겠습니다. 이 잠자리는 누구보다 당신의 니즈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채워줄 수 있는 반려 잠자리가 될 테니까요. HP 드래곤플라이 G4는 최근 3년간 제가 써본 8개의 노트북 중에 가장 만족스럽고, 가장 제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이었습니다.


ASUS Vivobook Slate OLED



[리뷰] ASUS가 죽인 고양이를 쿠팡이 살려내다

가끔 쿠팡을 둘러보다 보면 재미난 가격들이 눈에 밟힐 때가 있습니다. 지난 7월 27일, 여느 날처럼 쿠팡을 둘러보고 있던 제 눈에 재미난 제품이 들어옵니다. ASUS에서 만든 Windows 태블릿 제품인데, 정가 60만원짜리 제품이 21.9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이었죠. 상세 페이지를 열어봤는데, 흥미로울 것 하나 없는 사양에서 디스플레이 사양이 눈에 들어옵니다. OLED, 550니트, DisplayHDR TrueBlack 500 인증, 그리고 Dolby Vision. 궁금증이 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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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목숨이 질기다고 여겨지는 고양이조차도 호기심에는 죽을 수 있다는 영어 속담입니다. 언제나 지나친 호기심은 큰 위험을 불러 왔습니다. 그동안 제 호기심도 수많은 고양이들을 죽였습니다. ASUS Vivobook 13 Slate OLED를 구입했던 이유도 호기심이었습니다. “OLED를 탑재하고 팬티엄에 램이 4GB라고? 이런 제품을 도대체 왜 만든거지? 쿠팡에서 이걸 21.9만원에 파네? 화면 값이라고 해도 괜찮은데?” 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싼건 비지떡이요, <쿠팡 반품>이 아닌 이상 떨이하는건 이유가 있습니다. 이 제품의 가격이 21.9만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수준까지 내려간 것도 일맥상통합니다. 좋은 디스플레이와 대비되는 말도 안되는 성능은 절망적입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8GB RAM에 256GB SSD가 장착된 제품을 발매했으면 될 일입니다. 요즘 모바일 경량 노트북에서도 대부분의 게임을 돌릴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상향평준화 된 시장에서, 팬티엄 N6000, 4GB의 RAM, eMMC는 상당히 기묘한 조합으로, 실제 사용 용도로 추천하기는 다소 힘듭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용서해주는 것은 219,000원이라는 가격이죠.

호기심은 언제나 고양이를 죽입니다. 그러나 이 고양이는 엄밀히 말하자면 제 호기심이 발동하기 전부터 심장이 멎어 있었습니다.

심장이 멎은 ASUS Vivobook 13 Slate OLED라는 고양이를 데려다가 쿠팡이 부두술을 행했고, 김범석의 기적에 응하여 고양이가 다시 살아 움직이게 됐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ROG 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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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네오, 아야네오 에어 프로에 이은 제 세번째 UMPC입니다. ASUS에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성능 대비 가격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이 제품이 나온 뒤로 비싼 가격에 제품을 내놓던 중국 UMPC 제조사들도 엔트리급 제품의 가격을 ALLY 수준으로 맞추기 시작했으니, 이 쪼끄만 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와서 시장을 한번 뒤흔들어준게 너무 고맙더라구요.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가 정말 훌륭합니다. 최대 500니트까지 올라가는 120Hz 디스플레이는 UMPC에 탑재된 LCD 디스플레이 중 가장 좋은 편에 속합니다. 아래쪽 쉘이 다소 날카로워 약간 손해보긴 하지만, 적절한 두께와 그립으로 인해 잡고 게임하기 부담스럽지도 않습니다. 스틱은 생각보다 가볍게 움직여서 아쉬웠지만, ABXY 버튼은 꽤 깊게 눌리고, 피드백도 확실해서 좋았습니다. 가장 좋은 부분은 스피커로, 7인치급 UMPC 폼팩터에서 날 수 없는 소리가 납니다. 최대볼륨도 큰데, 깊이와 울림이 좋습니다. 리듬게임하기에는 버튼감이 좋지 않아 방치하고 있었는데, 산나비를 플레이하면서 오랜만에 꺼내 정말 재미있게 했습니다.


모니터


LG Ergo Dual Up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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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타임딜로 69만원에 풀려서 구입해본 모니터입니다. 21.5인치 16:9 모니터를 세로로 두 개 붙인 것과 같은 16:18 비율 27인치급 크기를 가지고 있죠. 예전에 27인치 16:9 비율 모니터를 피벗하여 사용했던 경험이 있는데, 세로로 너무 부담스럽게 길어 오히려 사용 경험이 별로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친구는 그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친구로, 메인 모니터로 쓸 때보다는 서브 모니터로 사용할 때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모니터를 가로로 돌려 18:16 비율로 사용한다면 웹브라우저 4개를 분할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동안 잘 사용하다가, 메인 모니터를 오디세이 G95NC 57인치로 바꾼 이후로 메인 모니터 하나만으로도 제 RTX3080이 너무 힘들어해서 잠시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픽을 바꾸거나 그래픽을 하나 추가하거나 한 이후에나 다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삼성 오디세이 Neo G9 57인치 (G95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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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2020년에 출시된 오리지널 49인치 G9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지스타 전시상품으로 189만원에 이 모니터가 한정수량으로 풀려서 구입하게 됐습니다. 저는 32:9 모니터의 열렬한 지지자입니다. 그동안 듀얼모니터를 쓰며 양 쪽 화면 중 하나를 메인으로 써야만 하는 구조 때문에 목과 어깨 아픈 것을 항상 달고 살았는데, 32:9를 쓰면서 화면 중앙에 창을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 하나가 목어깨 통증을 싹 사라지게 만들었거든요.

기존 49인치 모니터는 27인치를 두 개 붙인 사이즈라 세로 길이가 아쉬웠는데, 57인치는 32인치를 두 개 붙인 크기라 세로 공간이 확보되어 정말 좋습니다. 거기에 VESA DisplayHDR 1000 인증을 받은 화면이기 때문에 밝기 자체도 엄청 밝아서 주변광이 밝은 상황에서도 화면이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최대 스케일 50 중 30까지만 올려도 애지간한 모니터들보다 훨씬 밝습니다. 다만, 7680×2160(DUHD)에 240Hz라는 어마어마한 해상도와 주사율은 약간의 걸림돌입니다. 제가 쓰고 있는 RTX3080은 DP2.1을 지원하지 않아 DUHD 해상도에서는 120Hz까지밖에 출력할 수 없고, 최신 그래픽카드인 RTX4090을 사도 마찬가지거든요. 현재로써 이 모니터를 감당할 수 있는 그래픽카드는 DP2.1을 지원하는 라데온 RX7900XTX 같은 제품 뿐입니다. 라데온에 좋은 기억이 없어서 일단은 3080으로 버티고는 있는데, 물리적으로 카드가 힘들어하는게 느껴져서 조만간 뭐가 됐든 바꾸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디오


오디오엔진 A5+ BT, S6 서브우퍼

(바로 위 Neo G9 사진 아래쪽에 있는 스피커입니다.) 올 초, 친구 손에 이끌려 SIAS 2023이라는 오디오 전시회를 갔습니다. 전시되어 있는 하이엔드 오디오들의 가격을 보고 있자니, 머리가 어질어질해졌습니다. 일부 부스에서는 수천만원짜리 하이엔드 오디오에 유튜브 뮤직으로 노래를 틀고있어서 경악을 금치 못하기도 했구요. 아무튼, 제 오래된 데스크톱 스피커인 크리에이티브 T20을 대체할 물건을 찾던 와중에 오디오엔진 A5+를 만났습니다. 현장에서 노래를 몇 개 틀어보고, 옆에 있던 S8 서브우퍼도 들어보고, S6 서브우퍼도 들어보고, 일반적인 아파트에서 사용하기에 서브우퍼 S8은 너무 과했고, S6정도면 적당하다고 보여져서 S6 서브우커까지 세트로 구입을 결심했습니다.

살고 있는 아파트가 지어진지 좀 된 아파트라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 층간소음이 덜한 것이 서브우퍼 구입에 도움이 되었죠. 이 스피커는 최대 150W 출력을 가지고 있어서 볼륨을 높이면 정말 무지막지할 정도로 소리가 큽니다. 이렇게 들으면 윗집이나 아랫집에서 찾아올 것 같아 최대 포텐셜을 활용하진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좋은 출력의 스피커라는 약간의 심리적인 만족(…)이 있습니다. 소리의 품질도 좋은데, S6 서브우퍼와 결합했을 때 저음 표현이 상당히 좋고, 깔끔한 고음 표현도 인상적입니다. 음악, 게임, 영화 등 대부분의 상황에서 정말 괜찮은 PC 스피커로 활약해주고 있습니다.


소노스 서브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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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레퍼런스 사운드보다는 약간 저역이 풍선한 사운드를 좋아합니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소노스 빔 2세대와 쉼포니스크의 조함도 괜찮은 저음을 내주지만, 심금을 울리는(?) 저음은 체급차이로 인해 거의 듣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올해 중순에 일본을 방문할 일이 있었을 때 엔저의 혜택을 받아 소노스의 서브우퍼, 서브 미니를 구입해왔습니다. 서브미니를 구입하고 난 후에 애플TV로 탑건 매버릭과 위대한 쇼맨을 다시 봤습니다. 역시 전투기가 지나가며 내는 굉음과 쇼맨 인트로의 발 구르는 소리는 우퍼가 없으면 심금을 울리지 않습니다.


키보드


FL ESPORTS CMK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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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는 리얼포스 104U 10주년 한정판 45g 균등 모델을, 집에서는 씽크웨어 토체티 저소음 적축 (TKL)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쓰는 키보드들에 아무 불만도 없긴 한데, 펀키스에서 연말 할인으로 FL이스포츠 키보드를 싸게 판다길래 하나 사봤습니다. 게이트론 황축을 13만원이나 주고 사긴 아깝지만, 키보드가 7만원대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니까요. 생각보다 키감이 나쁘지 않습니다. 50g이라 살짝 묵직한 느낌이 있지만, 그만큼 경쾌한 타건음이 무게를 상쇄해줍니다. 역시 적당한 소리가 있어야 게임할 맛이 난다고, 저소음 적축으로 음악게임 할 때보다 훨씬 기분이 살아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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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뭐니뭐니해도 이 키보드의 핵심은 우측 상단에 달린 OLED 디스플레이로,, 원하는 이미지나 GIF를 넣어 재생할 수 있습니다.ㅎ


올해는 회사 일도 많이 바빴고, 개인적으로도 휴식의 시간이 필요해서 이전만큼 많은 제품을 구입하지 못했고, 글도 많이 쓰지 못했습니다. 내년에는 제 지갑도 더 여유가 있어지고, 시간적인 여유도 생겨서 이전만큼 다양한 제품을 경험해보고, 또 비교해볼 수 있는 저만의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12월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회원님들께서도 올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하고 안전한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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