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5일 진안군 한국민속매사냥 보존회에서 열린 전통 매사냥 시연회를 보고 온 간단한 감상기(?)입니다.
매사냥은 예전부터 아시아와 중동 여러 나라에서 했던 수렵 활동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이런 매사냥을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시켰습니다.
(한국 매사냥만 문화유산이 된 것은 아니고 전세계 남아 있는 매사냥 전부를 묶어서 등재된 걸로 압니다.)
한국에서 매사냥은 삼국시대 때부터 했고, 백제는 일본에 매사냥을 전수했다고 합니다. 고려 시대에는 유명한 ‘해동청’이 등장할 정도로 활성화 되어 조선시대까지 매사냥을 많이 했지만 일제시대와 산업화를 거치며 거의 사라졌습니다.
현재는 대전, 진안, 청도 등에 전통 매사냥 기술을 보유한 ‘응사(鷹師)’가 있어 그 지역을 중심으로 보존회 등이 전통 매사냥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그중 대전 한국 전통 매사냥 보존회의 박용순(대전 무형문화재 제8호)응사와 전북 진안군 한국 민속 매사냥 보존회 박정오(전북 무형문화재 제20호)응사 두 분이 각각 지역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대외활동은 대전 박용순 응사가 좀 더 활발하게 해서 사냥 시연회 등을 방송이나 인터넷 자료에서 좀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전이 광역시라 인구나 접근성이 더 좋아서 그런 듯 합니다.)
그에 빈해 전북 진안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민속매사냥 보존회도 매년 겨울(주로 11월 말쯤) 전통 방식의 매사냥 시연회를 하고 있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저는 19년도에 처음 가 봤습니다.
실제 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하고, 매사냥도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어서 꽤 볼 만한 시연회입니다.
그 뒤로 매번 깜빡하거나 다른 일정 때문에 못 가보고 있다가 올해는 놓치지 않고 보고 왔습니다.
(전수생분들이 기르는 매형들…)
(한국 민속 매사냥 보존회 박정오(전북 무형문화재 제20호)응사)
원래 매사냥은 몰이꾼들이 산 속에서 꿩이나 토끼를 몰아 오면 마지막에 매를 날려 사냥을 하지만 요즘은 산에서 꿩 보기도 힘들고 꿩이 없으니 몰이꾼들이 더 힘들어서 시연회에서는 살아 있는 꿩, 청동오리, 토끼를 가지고 사냥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꿩을 몸으로 눌러서 제압한 매형)
(사냥감을 약간 맛 보는 시간을 준 뒤 매를 조심스럽게 사냥감에서 분리합니다. 평소 훈련 된 매이지만 이 때 조심해야 한다고…ㅎㅎㅎ)
(불쌍(?)한 토끼…rip….;;;;)
매형이 멋지게 나는 모습을 찍기에는 제 사진 실력이 비루해서 모두 놓치고 없습니다…ㅎㅎㅎ
그래서 어느 순간 사진은 포기(?)하고 눈으로 즐기고 왔습니다…ㅎㅎㅎ
오랜만에 봐도 다시 봐도 매 사냥은 멋지더군요.
시연회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한국민속매사냥 보존회와 공무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그냥 개인적인 소회를 덧 붙인다면…
그동안 홍보가 많이 된 탓인지 사진 찍으러 온 사람들이 정말 많더군요.
언론 기사에는 200여 명이 왔다고 되어 있던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늘었습니다.
늘었는데…
문제(?)라면 문제는…
일반 관람객은 거의 없고,(일반 관람객은 거의 보존회 가족이나 지인들로 보이더군요) 거의 전부 사진 찍으러 온 사람들이라는 점.
이게 무슨 문제냐 할 수도 있지만
시연회 내내 너무 사진 찍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진행되다 보니,
이 시연회의 목적이나 주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처음부터 의도 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관람객 대부분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보존회에서도 아주 사진 찍는 사람들 친화적으로 준비를 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지나쳐서 사진 찍는 사람들의 사진을 위한 행사가 되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연과 사진을 찍게 해 주기 위해 미리 구상했던 동선을 알려주는 것은 좋았지만
살아 있는 동물(시연회를 위해 준비한 꿩과 토끼 등)이 보존회가 생각한 그 동선대로 움직일 리는 당연히 없는데…
일부 사람들은 사냥감이 미리 말한 동선과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자 불평을 터뜨렸고,
(뭐, 개인적으로 속으로 불평이야 할 수 있긴 하죠)
그런데 본인들 찍고 싶은 좋은 그림이 나오는 위해 계속 사냥감을 다시 날려 주기를 요청하기도 하고, 이미 매가 잡은 사냥감을 빼앗아서(사냥감이 아직 살아 있어서…) 다시 던지기를 서너 번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그걸 지켜보던 박정오 응사님이 버럭 화를 내시기도 했죠(매가 사냥감을 충분히 즐기기(?) 전에 계속 빼앗으니까요)
(그리고 몃 번이나 다시 사냥 당하는 입장의 동물들은 또 무슨 죄(?)…;;;;)
거기다가 일부 사람들은 본인들 카메라 화각 가리니 비키라는 협박 같은 고성이 오가기도 하고….
(이건 뭐 어느 출사지라도 비일비재한 일이긴 합니다만…)
사진 동호인들 위주의 행사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진상을 보면서 내년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물론 남들이 보기에는 그 ‘진상’들 속에 있는 저도 똑같은 사람으로 보였겠지만요….ㅎㅎㅎ)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내년 되면 또 가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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