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사진 생활을 시작한 이래 자연스래 필름 사진에 대한 동경이 생겼습니다. 사진이라는 취미는 단지 결과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찍는 행위 자체의 즐거움을 추구하기 마련인데, 실재하는 필름을 한 장씩 와인딩해 현실의 모방을 찍어내는 필름 사진은 ‘찍는 행위’의 가장 원초적인 경험이 아닌가 싶은 사유에서요.
심하게 오른 필름값 덕분에 필름 사진은 장당 700원이라는 가히 최악의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점 때문에 디지털 사진에 비해 더욱 깊게 고심하며 찍게 됩니다. 셔터를 누르기 직전, 찰나의 순간에 얻어지는 실체와 표현에 대한 사유는 덤이고요.
화면에 투사되는 이미지 데이터를 곧바로 소비하다가, 두어 달이 뒤 인화하고 나서야 어렴풋해진 과거를 되짚으며 얕은 노스텔지어를 느끼다 보면 이것이야말로 사진이란 매체를 올바르게 소비하는 방법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언젠가 필름 사진 옵쳇에서 들은 말이 인상깊게 남아있습니다. “필름 사진은 결과가 아니라 온전히 재미를 위한 취미입니다!”
저 또한 비이성적인(?) 가성비와 프로세스 때문에 오랫동안 고민하다 입문한 취미이나, 온전히 사진 찍는 즐거움을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께는 추천할만한 취미인 것 같습니다. 요즘 다들 모방하는 ‘필름 룩’과 자연스러운 그레인을 온전히 즐길 수 있기도 합니다.
카메라는 FM2를 사용중입니다. 완전 기계식에 1/4000초를 지원하고, 필름 카메라들 중 아마도 가장 아이코닉한 모델입니다. 필름으로 찍은 사진 몇 장을 첨부합니다. 코닥 울트라맥스, 컬러플러스로 찍었습니다.
더 많은 사진 구경하시라는 핑계로 인스타 계정도 남기겠읍니다…
https://www.instagram.com/mmmadseagull3000/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476837?od=T31&po=0&category=0&groupCd=#comment-po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