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 축구, 축구게임 그리고 패미컴

축구, 축구게임 그리고 패미컴

3년만에(!) 써보는 간단썰의 주제는 축구, 축구게임, 그리고 패미컴의 축구게임 되겠따.

필자 인생 30+a년 살아오는 동안 패미컴만큼이나 빠지고 열광해왔던 카테고리가 바로 축구인즉슨,

필드에서 뛰기엔 저주받은 몸뚱이임을 일찌감치 인지, 애초부처 관람 위주로 방향을 잡았더랬다.

특히 최첨단의 해외축구 무대와 스타 플레이어들에 대한 관심은 현재진행형.

어렴풋이 남아있는 첫 월드컵의 기억은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이었고,

본격적으로 챙겨보기 시작한 건 94년 미국 월드컵,

마니아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한 건 98년 프랑스 월드컵 즈음이지 싶다. (연식 나오는..)

(필자가 특히 열광했던 아주리 스타들 : 왼쪽부터 로베르토 바지오, 델 피에로, 피를로, 칸드레바)

(그와중에 또띠는 좀 얍실해보여서 별로 안좋아했..)

지금이야 EPL이나 챔스 등에 대한 접근성도 좋고, 어지간한 경기들은 어떠한 경로로건 시청할 수 있기에

갈증이 좀 덜하지만, 90년대 중후반만 해도 월드컵/유로급 빅 이벤트가 아닌 이상 구경해볼 방법조차 없었다.

그리고 그 결핍은 자연히 축구게임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시대마다 여러 축구게임들이 있었으나, 가장 유명한 건 아무래도 이렇게 넷 아닐런지)

세이부 축구 : 한때 전국의 오락실을 강타했던, 30대 이상의 게이머라면 모를 수가 없는 히트작.

특히 당대의 한국축구 레전드 김주성이 나온 게임으로 더욱 유명했더랬다.

또한 구석에서 크로스(당시로선 ‘센터링’이 친숙) 올려 헤딩으로 따먹는 얍삽이는 전국의 유저들이

모두 알고 있었으며, 눈치없이 무서운 형들한테 이 야비 썼다가 아구창 얻어맞은 친구들도 참 많았던.

FIFA : 90년대 중반부터 매년 발매됐으며, 필자는 98~2001 사이에 나온 타이틀들을 가장 열심히 했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3D 기반의 그래픽으로 호평을 얻은 한편, (부두밴쉬 기억나십니카??)

축구 게임이라기엔 너무나 비현실적인 조작성이 입방아에 오르기도.

위닝 일레븐 : 그래픽은 FIFA에 못미쳤으나, 보다 실축에 가까운 물리엔진이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며

축구게임계의 또다른 한 축을 지탱했다. 화려함의 피파 vs 사실성의 위닝 구도였다고나 할까.

필자는 위닝 2000으로 입문한 후 PS2용 위닝 7을 가장 빠져서 즐겼고, 지금까지도 콘솔+CD 모두 소장중이다.

피파 온라인 : 작금의 온라인 축구게임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넥슨의 괴물이자 효자상품.

더불어 위닝의 완성도와 위상이 추락하면서, 지금은 피파가 PC/콘솔/온라인까지 다 해드시는 형국이다.

필자 생애 PC방을 가장 많이 가게끔 만든 게임이었으나, 2.0 패치 후 흥미가 다소 떨어져있는 상태.

잠깐,

여기는 패미컴 게임 블로그요, 이몸은 자칭 패미컴 마니아 아니던가!?

이제부턴 패미컴의 축구게임들을 주제삼기로 한다.

아닌게 아니라, 컴퓨터와 플스 모두 없었던 패미컴 현역시절, 세이부 축구 하자니 돈도 없고

오락실 형들도 무섭고 하여 울며 겨자먹기로 패미컴용 축구게임만 붙들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어떤 게임들이 나왔었는지, 발매 순서대로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자.

SOCCER (1985, 닌텐도)

패미컴 최초의 축구게임이자, 어지간한 합본에 다 끼어있었기에 인지도면에선 넘사벽.

사실 인원수도 그렇고 싸커보단 풋살에 가깝다.

좁디좁은 그라운드 안에서 지들 나름대로는 열심히 부스럭부스럭 공 몰고 다니며 자웅을 겨루는데,

놀랍게도, 그 부스럭대는 체감이 패미컴 축구게임들 중에선 가장 사실적인 축이라는 것ㅡ

특별한 개인기 커맨드는 없으나, 방향키만으로도 나름 탈압박이 가능하고, 생각보다는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조금 익숙해지면 중거리슛도 뻥뻥 차넣을 수 있으니 오오.

물론 목적없는 친선경기만 반복되기에 금세 질리지만, 그래도 첫 삽은 잘 뜬 느낌이랄까??

사커 리그 – 위너스 컵 (1988, 데이터 이스트)

SOCCER가 발매된 지 3년이나 지났고, 데이터 이스트 하면 또 은근히 게임 잘 만들기로

정평난 회사 아니겠는가ㅡ 뭣보다 일단 때깔이 훨씬 좋아보이니 한층 기대를..

게다가 무려 포메이션 설정까지 가능 오오.

…….(은)는 그냥 망작.

드리블 중엔 패스나 슛이 불가능하고 (한창 달리다가도 무조건 정지한 후에 입력해야 함)

골키퍼는 수시로 가출, 형편없는 인공지능, 한 마디로 그냥 빛좋은 개살구.

그나마 골 세레머니 장면 하나만큼은 (인정하기 싫지만) 좀 귀여웠..

모에로 프로사커 (1988, 자레코)

약간 기울어진 종스크롤 시점이 좀 낯설긴 하나, 조작감 면에선 그나마 괜찮은 결과물.

허나 골키퍼 인공지능이 여전히 아쉬우며, 움직임들이 하나같이 뭔가 좀 답답.

대신 촥ㅡ촥ㅡ 찔러대는 슬라이딩 태클의 손맛만큼은 시원하다.

그래도 하나의 게임 안에 국가대표(월드컵), 클럽(토너먼트) 팀들을 모두 담아낸 부분은

제법 놀라우며, 유저들로 하여금 금세 질리지 않게끔 애쓴 수고가 보인달까.

이런 세트플레이 전용 모드도 마련되어 있으니, 나름 시대를 앞서갔다 평할 만함.

(얼굴 보아하니 베켄바우어, 펠레, 마라도나 순인 듯)

파워 사커 (1990, 도쿠마)

예전 <강진축구>를 연상시키는 비주얼에, 뭔가 아기자기한 맛이 있지 않을까……는 개뿔.

문전에서 확대되는 시점 변화는 거추장스럽기만 하고, 뭣보다 일단 너무 어렵다.

우리는 조기축구회인데 상대는 바이에른 뮌헨이니 차는 족족 들어가고 뚫는 족족 제껴지는..

골키퍼 조작도 역시나 헬이고, 그냥 어떻게 더 해볼 의욕마저 돋지 않으니ㅡ

테크모 월드컵 사커 (1990, 테크모)

다소 허술해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조작의 부드러움이나 박진감 면에선 가장 낫다.

적당히 스피디하고 적당히 거칠며, 적당히 거슬리는 난이도가 승부욕을 건드려준달까?

다만 수직 시점과 종스크롤이 주는 이질감까지는 벗겨내지 못한..

GOAL (1992, 자레코)

<모에로 프로 사커>의 후속작으로, 앞서 간단리뷰에서도 다룬 바 있다.

완성도에 있어서만큼은 첫 손에 꼽을 만 하며, 가장 디테일한 환경 설정이 가능.

특히 골키퍼 조작을 AI에 맡길 수 있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드는.

중간중간 삽입되는 컷도 늘었고, 처음으로 반칙이 구현되기도. (경고/퇴장은 없는 듯)

허나 유일하면서도 치명적인 단점이 바로, 롱패스 시의 시점변화.

평시엔 왼쪽 화면의 시점이 유지되다가, 공만 높이 올려차면 오른쪽 화면의 시점으로

강제 전환된다. 딱히 시야에 도움되지도 않을 뿐더러 맥만 뚝뚝 끊어댈 따름.

그래픽, 체감, 난이도 모두 적당한 마당에 저 줌아웃 문제가 재를 뿌리니 못내 아쉽.

탑 스트라이커 (1992. 남코)

그렇다. 축구왕 슛돌이 게임이다.

80년대생 국민학생들 뇌리엔 통키만큼이나 단단히 박혀있는 그 이름.

하지만 그 기억과 추억을 이 게임으로 되살려보고자 한다면,

결사반대 하노라.

열혈축구마냥 슛돌이만 조작 가능한 가운데 여러모로 조악하고.. 더 설명키도 싫다.

일단 저 그래픽을 보라,

AH……

92년이면 <라그랑쥬 포인트>가 나온 이듬해인데, 어떻게 저따위 화면을..

나아가 왜 이따위 게임을..

J 리그 파이팅 사커 (1993, IGS)

J. LEAGUE OFFICIALLY LICENSED PRODUCT

이 문구가 위풍당당해 보인다.

업계 최초로 J 리그의 공식 라이센스를 취득한 덕에, 각 팀이며 선수들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이는 분명 타이틀 화면에 박아둘 만큼의 메리트.

그런데 사실 뭐 한국 유저 입장에서야 듣보 J리거들이 실명으로 나오건 말건..

여튼 게임성 자체만 들여다보자면, 제법 혁신적인 설정이 하나 있다.

화면 좌측 최남단에 보면 상자 모양이 3개 있는데, 바로 저 상자속의 커맨드를

(컨트롤러의) B키로 지정하고, A키로 실행하는 조작방식을 택한 것.

다시말해 다른 게임처럼 B키=패스, A키=슛 이런 방식이 아니라,

B키로 패스/슛/개인기 중의 하나를 택한 후 A키로 실행하는 식.

마치 예전의 <던전 앤 드래곤> 스킬 조작법과 비슷하다.

하지만 참신하다고 다 재미있는 것은 아닌ㅡ

느리다.

너무 느리다.

나무늘보 22마리의 축구경기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당장 다운받으시오.

J 리그 위닝 골 (1994, EA 스포츠)

패미컴 마지막 축구게임이자, 전 장르를 통틀어서도 거의 마지막 정식 타이틀.

무려 EA, 바로 피파의 그 EA가 만든 게임이기도 한.

역시나 J리그 정식 라이센스를 취득하여 ALL 실명으로 등장하며,

<파이팅 사커>에 비해선 확실히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제공한다.

그러나,

정녕 패미컴에선 제대로 된 축구게임을 만나볼 수 없는 것인가??

쉽다.

너무 쉽다.

조작법만 익히면 누구나 5분 안에 메시, 호날두가 될 수 있다.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그 많은 수비수들이 엉뚱한 곳에다 태클을 꽂고 자빠져준다.

이 게임, 그리고 패미컴 축구게임들 왜 이러니 why..

아쉽게도, 패미컴으로 출시된 축구게임은 이게 전부다. 차린 반찬이 여기까지..

하나같이 뭔가 아쉽고,

뭐가 부족하며,

제대로 만들어졌구나 싶은 감탄을 준 게임이 없다.

애초에 SOCCER 정도 제외하면 인지도부터가 처참한 뭐 그런..

야구의 경우 <패미스타>, <갑자원> 등 제법 그럴 듯한 타이틀들이 존재하는 데 반해

축구게임들은 죄다 이모냥이니.. 어찌보면 일본 내 축구의 위상이 간접적으로 와닿았달까.

여튼 위에 살펴본 게임들의 순위를 (굳이) 매기자면 다음과 같다.

1위 GOAL

2위 테크모 파워 사커

3위 모에로 프로 사커

4위 SOCCER

5위 J 리그 위닝 골

6위 J 리그 파이팅 사커

7위 사커 리그 : 위너스 컵

8위 파워 사커

9위 탑 스트라이커

물론 어디까지나 상대평가일 뿐, 저 리스트의 상위권 게임들을

수작이라 칭하기엔 주저되는 구석이 있다.

그렇다면,

정녕 패미컴 골수 애호가들은 저런 질 낮은 축구게임밖에 즐길 수 없는 것인가?

다행히도 대안이 있다.

아니,

대안이 아닌 구원이랄까.

 

캡틴 츠바사

캡틴 츠바사 2 : 슈퍼 스트라이커

열혈고교 돗지볼부 : 사커편

구니오군의 열혈 사커리그

사실 정통 축구게임이 아니기에 리스트에서 배제했었으나,

패미컴 축구게임은 사실상 4개만 존재한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열혈도 열혈이지만 츠바사 2의 경우 눈물이 나올 정도의 명작이니 꼭 해볼 만한)

그 외의, 앞서 굳이 순위까지 매겨본 패미컴 정통 축구게임들은

제아무리 독실한 패미컴 마니아라 할 지라도

* DOWNLOAD LINK

  SOCCER

  http://cafe.naver.com/romcenter/35

  사커 리그 : 위너스 컵

  http://cafe.naver.com/romcenter/511

  모에로 프로 사커

  http://cafe.naver.com/romcenter/592

  파워 사커

  http://cafe.naver.com/romcenter/795

  테크모 월드컵 사커

  http://cafe.naver.com/romcenter/912

  GOAL

  http://cafe.naver.com/romcenter/1156

  탑 스트라이커

  http://cafe.naver.com/romcenter/1162

  J 리그 파이팅 사커

  http://cafe.naver.com/romcenter/1218

  J 리그 위닝 골

  http://cafe.naver.com/romcenter/1246

  캡틴 츠바사

  http://cafe.naver.com/romcenter/461

  캡틴 츠바사 2

  http://cafe.naver.com/romcenter/833

  열혈고교 돗지볼부 : 사커편

  http://cafe.naver.com/romcenter/814

  구니오군의 열혈 사커리그

  http://cafe.naver.com/romcenter/1209



출처 :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fckingdom&logNo=220697974132&parentCategoryNo=&categoryNo=&viewDate=&isShowPopularPosts=false&from=post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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